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제일모직의 시가총액은 24조원으로 삼성전자(160조4000억원), 현대차(32조8000억원), 한국전력(30조9000억원), SK하이닉스(26조1000억원)에 이어 다섯 번째로 컸다.
여기에 지난달 26일 거래가 정지된 삼성물산의 시가총액 7조5000억원을 더하면 합병 법인의 시가총액은 31조5000억원으로 현대차에 이어 유가증권시장 세 번째 규모가 된다.
통합 삼성물산은 4일 합병 등기 절차를 진행하고 14일 옛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법인의 신주를 나눠준다. 옛 삼성물산 주주들이 받은 신주가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새로 상장되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절차가 실질적으로 마무리된다.
합병안 통과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속에서 줄곧 약세이던 제일모직 주가는 합병일을 앞두고 8월25∼31일 5거래일 연속 급반등했다. 24일 13만1000원이던 주가는 31일 17만8000원으로 35.9% 올랐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물산 거래 정지에 따른 유통 물량 감소, 합병 법인 출범에 대한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제일모직 주가가 단기 반등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다만 최근 주가가 크게 올라 옛 삼성물산 주주들이 거래가 풀리는 15일부터 매도에 나설 수 있어 신주 상장일을 전후해서는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오후 1시57분 현재 제일모직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3.65% 하락한 17만1500원에 거래되면서 6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편 통합 법인은 대주주 지분 비율이 커 안정적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삼성물산은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6.5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51%),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 부문 사장(5.51%), 이건희 회장(2.86%) 등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4%를 차지한다.
삼성SDI(4.8%) 등 계열사 지분과 자사주(14.5%)까지 더하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지분은 40.2%에 달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기를 들었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통합 삼성물산 보유 지분은 2.2%에서 0.6%로 줄었다. 외국인 지분율도 10.4% 수준으로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