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남 여수시가 민선 6기 역점 시책으로 추진 중인 '사립 외국어고등학교 설립'을 놓고 여수지역사회가 다시 들끓고 있다.
최근 여수시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설립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시민단체는 직접 면접 여론조사를 통해 시가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고 맞불을 놓으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찬성은 32.1%였으며, 잘 모름·무응답이 20.3%를 차지했다.
앞서 여수시는 '명문고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을 맡은 전남대 산학협력단이 지난 6월 의뢰,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5.4%가 '필요하다', 14.6%가 '불필요하다'고 답했다며 이 결과를 적극 홍보하는 등 학교 설립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당시 조사는 전화 자동응답 시스템을 통해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이 8.2%에 불과해 객관성과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영일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소장은 "그동안 여수시의 여론조사 결과 응답률이나 대상자 선정, 유도식 설문 등에 문제가 많다고 판단해 시민의 여론을 제대로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직접 면접 방식으로 조사를 벌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무작위 표집에 따른 면접 조사 방식으로 여수지역 초·중·고 교사, 학생, 학부모 등 이해 당사자를 대상으로 진행돼 760명이 응답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7%포인트다.
이번 조사에서는 주철현 시장이 사립외고 설립의 한 근거로 내세운 '인구 유출 방지'를 위한다는 것과 정면 배치되는 결과도 나왔다. '명문고가 없어서' 인구유출이 가속화한다는 주장에 응답자의 44.1%가 동의하지 않았으며, 동의한다는 답변은 34.1%에 그쳤다.
대신에 인구유출 원인으로는 대학진학 정보 부족이 28.6%로 가장 높았고, 일자리가 없어서(23.5%), 지리적 조건이 불리(17.8%), 문화예술 환경 부족(13.4%), 산업단지 안전 환경 불안(6.2%)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이처럼 주 시장이 시민 공감대 형성보다는 '자신의 치적 쌓기', '관 중심의 밀어붙이기 사업'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양상이어서 사립외고 설립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