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검사 출신으로 자치단체장이 된 주철현 전남 여수시장이 오는 30일로 취임 1년을 채운다.
주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비리 도시로 낙인찍힌 여수를 구할 '특급 소방수'였다. 검사 출신답게 원칙을 중시하면서 공직 기장을 바로 잡을 거라는 시민들의 기대 속에 숨 가쁜 1년을 보내야만 했다.
주 시장은 취임과 함께 '시민 여러분이 시장입니다'라는 구호로 소통과 클린행정 등을 약속하며 공직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소통에 가려진 측근 챙기기는 대표적인 흠으로 남는다.
지난 선거 당시 주 시장의 선거공동대책본부장이었던 A씨가 지난해 7월 사단법인 산단환경협의회 상임이사에 선임돼 '보은 인사'논란이 일었다. 또 다른 선거공동대책본부장인 B씨도 특혜행정 논란 속에 개통한 여수해상케이블카 운영사인 여수포마 이사 자리에 앉았다.
주위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주 시장의 '눈총 인사'는 계속 이어진다. 당선 이후 선거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C씨가 여수도시공사 본부장 자리를 차지했다. 주 시장의 친인척으로 알려진 D씨도 여수포마 청소용역업체로 선정되는 등 해상케이블카 조기 개통에 따른 유착설 등 뒷말을 낳기도 했다.
80억 횡령사건 등으로 여수를 비리도시리는 오명을 쓰게 한 공직 개혁도 민선 5기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최근에는 주 시장의 운전기사가 전남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의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문건을 유포해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 5월에는 간부공무원이 같은 부서 동료 여직원을 상습 성추행한 의혹으로 돌연 명예 퇴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여수시 8급 공무원 경찰 음주단속에 적발돼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주 시장의 고교동창이자 여수시 간부 공무원이 만취 상태로 운전 중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까지 하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등 공직기강이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직원 비리 근절을 위해 투명한 행정, 시민이 참여하고 주인 되는 행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주 시장의 공약이 허언으로 돌아간 셈이다.
주 시장의 리더십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주 시장의 행정을 '나를 따르라'는 식의 불통형에 가깝다고 평가하고 있다.
민선 6기 대표적인 공약사업인 '명문 사립외고 설립' 사업과 해상케이블카 임시승인, 주 시장의 부인동반 미국 출장 등이 '소통 부족'을 보여주는 사례들로 지적되고 있다.
시민단체인 여수시민협은 주 시장의 취임 100일 평가 논평을 통해 '시민이 시장이라는 구호에 맞게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소통 행정을 하라'고 지적했었다.
이런 지적에도 주 시장의 시정운영 스타일은 바뀌지 않았다.
사립외고 설립과 관련해 박정채 여수시의장은 제161회 임시회를 통해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공청회를 통한 의견을 집약하고, 해당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들이 생략된 채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점이 아쉽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성주 여수시민협 사무처장은 25일 "1년간 무엇을 잘했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떠오르는 게 없다"면서 "소통행정 외치면서 정작 자신이 뽑은 시민위원회가 반대하는 사업도 귀 닫고 독재 행보를 하고 있는데 마치 유신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말로만 소통행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