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은 올 상반기 중 해외현지법인 3곳(손자회사 제외)에서 총 21억7200만원의 반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홍콩법인에서 24억4000만원의 손실을 낸 것이 타격이 컸다.
대우증권 홍콩법인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3억5100만원의 손실이 났지만 올해 들어 그 규모가 약 7배나 확대됐다. 이 기간 영업수익은 120억4600만원으로 전년동기(710억9100만원)보다 약 83% 줄었다.
미국 법인은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8400만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억4100만원 손실로 돌아섰다. 지난해 1억3400만원의 손실이 났던 유럽 법인이 올해 5억원 가량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손실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우증권은 같은 기간 중 국내에서 22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1년만에 134%의 성장세를 기록해 해외법인 실적과 대조를 보였다. 단, 손자회사를 합하면 대우증권 해외법인은 약 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농협증권과의 합병을 거쳐 출범한 NH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1617억원이었다. 흑자 전환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중국 투자법인인 '북경NH투자자문유한공사'는 상반기 중 5억4300만원의 손실을 냈다.
이 곳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8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실적이 여전히 부진한 곳이다. 미국 법인과 싱가포르 법인(NH Absolute Partners Pte, Ltd.) 역시 3억4400만원과 4억1600만원의 반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NH투자증권의 해외 현지법인 반기순손실 규모는 8억8000만원 수준이었다.
이밖에도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법인에서 1억5700만원, 키움증권은 중국 법인인 '건우투자자문유한공사'와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각각 818만원과 3296만원 규모의 반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올 상반기 중 해외 현지에서도 수익을 내면서 선방한 증권사도 있다. 삼성증권은 미국과 유럽, 홍콩법인에서 총 4억3400만원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7억3400만원)보다는 다소 축소된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 합작법인인 KIM베트남에서 11억6500만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실적이 두드러졌다. 중국 관계기업인 '진우투자자문유한공사'에서 1억9400만원의 손실이 나긴 했으나 홍콩과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종속기업의 총 순이익은 24억8200만원에 달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현지화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해외진출은 쉽지 않은 상황으므로, 보다 장기적으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