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러시아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다시 경기 후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감소했다. 지난 1분기 마이너스 2.2% 성장에 이어 2분기에도 경기가 후퇴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2분기 이상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 ‘경기침체(recession)’로 정의한다.
러시아는 지난해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최악의 외환위기를 겪었다. 장기적인 투자도 계속 줄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루블화 급락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루블화는 잠시 안정을 되찾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최악의 외환위기는 지나갔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푸틴 집권 15년 만에 처음으로 실질 소득이 감소했으며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는 지난 12개월 사이 40% 이상 떨어진 상태다.
전 세계적인 저유가 기조도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에 악재로 작용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서방의 경제 제재는 저유가 여파를 더욱 키웠다.
미국시장분석업체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리자 에몰렌코 연구원은 “지난 몇 달 동안 유가가 또 하락했기 때문에 러시아 경제 회복에 관해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평가했다. 라보뱅크의 외환전문가 표트르 마티스도 블룸버그통신에 “중요한 것은 3분기 성적인데 현재 상황으로는 2분기보다 더 나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 러시아의 이레느 슈바크만 대표는 “지금은 러시아가 지금껏 경험했던 그 어떤 위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 부문이 가장 취약한 고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