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이집트의 또 다른 상징이 될 제2의 수에즈 운하가 첫 삽을 뜬 지 1년 만에 완공, 오는 6일(현지시간) 개통식이 열린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청은 이날 세계 최대 운하인 수에즈 운하가 관통하는 동북부 이스마일리아에서 새 운하 개통 공식 행사를 연다. 이 행사에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외교사절단, 사업가 등이 참석한다.
이집트는 지난해 8월 엘시시 대통령의 사업 발표 이후 80억달러(약 9조3500억원)를 투입해 착공에 들어갔다.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지 않고 국내 펀드로 기금을 조성하고 80여 개 국내 업체를 동원해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수에즈 운하청은 이번 운하 건설로 전체 수에즈 운하 통과 시간이 현재 18시간에서 11시간으로 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대기 시간도 평균 8~11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되고 양방향 통행이 가능해지면서 하루 평균 통과 선박은 기존 49척에서 97척으로 두 배 정도 늘어난다.
이에 따라 수에즈 운하 통과 수입이 연간 53억달러에서 2023년 132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이집트 정부는 내다봤다. 운하청은 수에즈 운하 아래 터널 6개를 뚫어 이집트와 시나이 반도를 연결하고 이 부근을 개발해 10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유럽행 유조선의 이동량이 국제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이집트 정부의 수입 전망치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안보 위협도 제기됐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는 최근 시나이 반도 북부 지역을 장악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지중해에서 일어난 이집트의 해양경비정과 무장세력의 총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일에는 시나이 반도에서 IS 연계단체의 테러 공격으로 이집트 보안군 17명이 사망하고 무장세력 100여 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 경제지 포브스도 수에즈 운하와 관련된 안보 문제를 지적하며 “최근 이집트에서 무장세력의 공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IS(이슬람 국가)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이 이라크나 시리아 등 근거지를 넘어 이집트 인근 튀니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테러를 일으키며 점점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정부는 테러 공격으로 인한 예상 무역 손실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고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이집트 카이로대학의 무스타파 알사이드 정치학과 교수는 “엘시시 정부는 이번 행사가 ‘보여주기 쇼’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이집트 국민에게 자긍심과 희망을 주려는 기회로 삼으려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집트 정부는 개통 행사 당일 수에즈 운하가 통과하는 수에즈, 이스마일리아, 포트사이드에 군인과 경찰력 등 25만명을 투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