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17개 삼성그룹주 가운데 지난해 말 대비 플러스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기업은 10개였다. 삼성전자(-3.4%)·삼성생명(-8.2%) 등 주력 계열사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2014년의 성장통을 발판 삼아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갤럭시S5에 이은 갤럭시S6의 흥행 실패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7조1200억원, 5조9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29.5% 줄었다. 2분기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도 1년 전 보다 각각 8.3%, 4% 하락한 48조원과 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실적 부분에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생명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46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일회성 손익(삼성물산 지분 매각익 477억원 등)을 제외하면 지난해보다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체 10개 계열사 가운데 7개사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그룹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정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현대·기아차의 820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수출 부진으로 상반기 판매량이 400만대를 밑돌았다.
김충호·윤갑한 공동대표가 이끄는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1%, 13.8%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7%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들어 주가도 25% 가까이 빠졌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말에 비해 주가가 21.7% 하락했다.
김 사장은 현대차 이사회 내에 주주권익 보호 의사결정 기구를 만들고 해외 IR(기업설명회)를 여는 등 주가방어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 회복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들어 총 14개 그룹주 가운데 10개사의 주가가 올랐다.
정철길 사장이 사령탑을 맡은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주가상승률은 26.3%를 기록했다. 1분기 정제마진 회복과 재고 손실 규모가 축소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8%가 넘는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2분기에도 정유 부문의 영업이익 급증에 힘입어 우수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 사장이 최근 방위산업비리와 연루돼 불구속기소되면서 향후 경영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동형 사장이 이끄는 SK텔레콤 주가는 지난해 말에 비해 6.5% 떨어졌다. 1분기 실적 악화와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 규제리스크 등에 영향을 받은 결과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일회성 퇴직금 1100억원을 제외하면 5100억원으로 무난한 편"이라며 "ARPU(가입자 1인당 월평균 매출)이 둔화되긴 했지만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주력사업인 전자계열사와 비전자계열사의 주가가 상반된 모습이다. 총 11개 그룹주 가운데 LG전자·디스플레이·이노텍·유플러스는 올해 들어 일제히 마이너스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구본준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LG전자는 올해 들어 주가가 25% 넘게 빠졌다. 구 부회장은 올해 초 수익성 기반의 성장을 강조하며 절치부심을 선언했지만 스마트폰 G4의 흥행 실패와 TV사업의 부진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36% 줄었다. 2분기 역시 전년 동기대비 46%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박진수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LG화학은 올해 들어 주가가 44% 가까이 올랐다.
LG화학은 1분기 36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지난해 위기 상황 속에서도 박 부회장이 연구개발(R&D)투자 등을 지속하며 회복기에 착실히 대비해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5075억원으로, LG디스플레이(4648억원)나 LG전자(3500억원)를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