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금융시장…하반기 금융빅뱅 온다] 3. 업권 벽 무너지는 금융권…흔들리는 은행 100년 아성

2015-07-02 16:50
  • 글자크기 설정

금융권의 업권 간 벽이 무너지면서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핀테크 활성화 등으로 인해 보험, 카드사 이외에도 ICT기업 등의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전운 기자 = 국내 금융시장의 지각변동은 이미 시작됐다. 특히 하반기 이후 핀테크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은행 이외에 보험‧카드‧증권사들의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고, ICT기업까지 속속 금융권에 진입하면서 은행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100년동안 국내 금융시장을 주도해온 은행권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권간 벽이 무너지면서 은행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미 인터넷·모바일뱅킹 등의 활성화로 인해 은행 점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산분리 규제완화로 인해 은행들의 이중고가 예상된다.
이미 인터넷뱅킹, 온라인보험 등 고객과 직접 마주하지 않는 비대면 영업망 수요가 늘면서 금융사들이 전략적 복합점포로 영업채널 재편을 추진하면서 은행 점포수는 2009년 이후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집계한 '주요 금융기관 점포수(해외 영업점 제외)' 통계에 따르면 일반은행과 특수은행(농협·수협·기업·산업은행 신용사업 부문)의 국내 영업점은 작년 말 현재 7433개로, 1년 전보다 268곳이나 줄었다. 이로 인해 은행권은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단행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선진금융으로의 도약 차원에서 줄줄이 도입을 추진하는 국제기준도 은행권의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은행들이 당장 대비해야 할 국제기준은 '바젤Ⅲ'다. 바젤Ⅲ에 따라 은행들이 오는 2019년까지 쌓아야 하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현재 8.0%에서 10.5%까지 높아진다. 은행으로서는 직접적으로 재무적 부담이 되는 또 하나의 규제인 셈이다.

금융당국이 올 하반기 선정에 들어가는 국내 시스템적 주요 은행(D-SIB)도 은행들에게는 발등의 불이다. D-SIB에 선정된 은행들은 오는 2019년까지 BIS기준 자본비율을 11.5%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일부 특수은행들은 D-SIB에서 제외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는 모습까지 감지되고 있다.

격변기를 겪고 있는 것은 카드와 보험업계도 마찬가지이다. 금융당국은 여행 등 특정분야 전업보험사가 출범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고, 복합점포에 보험사 입점까지 허용함에 따라 보험업계에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카드사들도 자체 할부 금융상품을 출시하는 등 생존을 모색하고 있고, 부수업무 네거티브제가 도입되면서 카드사들의 판매 업무 범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내에서 업권 간 벽이 허물어지면서 더욱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금융과 산업의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하는 등 사실상 금융빅뱅이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