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2016년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8)의 멕시코 이민자 발언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미국 NBC방송을 소유한 NBC유니버설이 29일(현지시간) 트럼프와의 사업적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멕시코의 거대 미디어 TV 방송 ‘텔레비사’ 역시 앞으로 도날드 트럼프 회사와의 모든 사업 계획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관장하는 미스유니버스조직위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으며, NBC유니버설과 함께 대회를 주관해왔다.
NBC유니버설의 결정은 미국 내 최대 스페인어 지상파 TV방송사인 유니비전이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미스USA 선발대회 중계를 보이콧 하기로 한 지 나흘 만에 나온 것이다.
텔레비사 역시 같은 날 “우리는 모든 형태의 차별과 인종주의, 외국인 증오를 강력히 거부한다”며 보이콧의 배경으로 트럼프의 이민자 발언을 지목했다.
트럼프는 지난 16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입국한 멕시코 이민자들은 마약과 범죄를 몰고 들어오며 성폭력 등의 범죄를 일으키고 있어 멕시코와의 국경에 방어벽을 쌓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NBC유니버설의 발표가 이례적인 것은 NBC 방송사와 트럼프의 돈독한 관계 때문이다. 트럼프는 NBC 방송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견습생)를 통해 방송인 인지도를 쌓아왔다.
트럼프는 대권 도전을 위해 이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지 않기로 한 상태이지만, NBC는 트럼프가 앞으로도 이 프로에서 역할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역풍’ 속에서도 트럼프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시카고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사람들이 아닌 미국의 이민 정책에 관해 이야기 한 것”이라며 “국경 경비대원들에게 직접 들은 100% 사실만 말했기 때문에 사과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