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2009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전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자 자금 경색에 빠진 한국기업들은 분리형BW 공모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BW를 발행했던 기업들 가운데 신용도가 높았던 기아차의 경우 연 5.5%의 금리로 3년 만기 BW를 발행한 바 있다. 현재의 금리와는 비교가 안 되는 고금리였다. 하지만 당시 은행이 기업 대출을 꺼리는 시기였고, 5.5%의 금리에 3년이나 자금을 묶어둬야 한다는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기아차 BW 청약에 대거 몰렸고 경쟁률은 약 7대 1을 기록했다.
그 후 BBB 수준의 신용을 보유한 기업에서도 연 8%대 금리로 잇따라 BW를 발행했고 경쟁률도 수십대 일을 달하는 등 BW 공모는 연일 대박 행진이었다.
BW를 통해 자금 경색에서 벗어난 기업의 주가는 바닥을 찍고 우상향하고 여기에 실적까지 개선되기 시작하면 BW 투자자는 숨겨뒀던 비장의 무기인 워런트를 매도해 프리미엄을 챙기거나 주식으로 전환해 주주가 될 수도 있다.
발행 당시 행사 가격을 조금 웃돌던 기아차 주식이 2년 만에 8만원을 찍자 기아차 BW 투자자들은 대박이 났다. 보수적인 채권 투자자들이 덤으로 받은 워런트에서 대박이 난 것이다. 만약 만기 때까지 기아차 주식이 행사가를 밑돈다면 그냥 채권 이자와 원금 상환에 만족하며 보수적인 채권 투자자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면 그만이다.
BW는 발행한 기업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많다. 투자자에게 워런트를 붙여주는 대신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런트를 행사할 경우에는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수 있게 된다. 즉,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어 재무 구조가 건전해 지는 이점이 있는 것이다.
다만 BW의 본질은 채권이기에 기업이 망한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 BW를 발행했던 기업들 중 부도를 내고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아픔만 남긴 채 나몰라라 하는 기업도 다수였다. 이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여러 기업에 투자해 개별 기업의 부도 위험을 분산하고 있는 간접투자상품인 펀드를 이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투자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