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2015년 상반기 가요계는 '올드파워의 강세'라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이렇다할 신인그룹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그룹 god, 신화를 비롯해 이문세, 이승철 등 노장 그룹, 가수들의 컴백이 줄을 이었다. 특히 무한도전이 불을 지핀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이하 토토즐)'의 열풍으로 90년대 가수들이 대거 귀환한 진풍경이 벌어졌다.
신인들의 힘은 미약했다. 걸그룹 여자친구, 씨엘씨, 오마이걸 및 보이그룹 몬스타엑스, 세븐틴, 엔플라잉 등이 출격했으나 이렇다 할 반향을 불러일으킨 그룹 및 신인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한마디로 2015년 상반기 가요게는 노장의 파워, 올드세대의 압도적 승리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MBC '무한도전'이 올 초 선보였던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90년대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그 시절 그때 가수들이 2015년에 소환됐다. 방송에 출연했던 가수들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토토가’ 덕분에 재결성하게 된 지누션은 11년 만에 신곡 ‘한번 더 말해줘’를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지누션의 신곡 '한번 더 말해줘'는 발표 직후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는 한편 상반기 전체 결산 차트에서 37위를 기록할 정도로 뜨겁게 사랑받았다. ‘토토가’가 일으킨 90년대를 향한 향수는 리메이크 열풍도 일으켰다. 빅스가 R.ef ‘이별공식’, 허공이 조성모의 ‘불멸의 사랑’을 리메이크했으며, 서린동 아이들, 임형주 등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선보인 가수들도 있다.
이처럼 '토토가'는 음원을 넘어서 문화계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옛 가수들이 재조명되며 아이돌 일색이던 가요계에 중·장년층의 관심을 돌리는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90년대 가수들 역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며 팬에게서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가수들은 새로운 활동의 기반을 닦는 계기를 마련했다.
◆노장들의 귀환, '돌아온 이문세ㆍ이승철ㆍ박진영'
토토가의 영향으로 90년대 가수들이 집중 조명 받은 가운데 그룹 신화를 비롯해 이문세, 박진영, 이승철 등 꾸준히 활동해 온 레전드 가수들의 음반 발표도 이어졌다.
이제 아이돌 그룹이라는 수식어는 어색한 데뷔 17년차 중년돌 그룹 '신화'는 1년 9개월 만에 정규 12집 앨범 ‘위(WE)’로 컴백해 타이틀곡 ‘표적’으로 10관왕이라는 자체 최고 트로피 기록을 세웠다. 국내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신화는 지난 5월 9일 중국 상해를 시작으로, 대만 타이페이, 중국 난징 등에서 지난 2013년에 이어 약 2년여 만에 아시아투어에 돌입, 해외 팬들도 만나고 있다.
이문세가 지난 4월 13년 만의 정규작인 15집 ‘뉴 디렉션(New Direction)’을 발표하며 컴백했다. 그는 극적인 변화를 주는 대신 장르와 세대에 구애를 받지 않는 탄탄한 음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 결과 그는 음원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승철은 지난 5월 2년 만의 신보인 정규 12집 ‘시간 참 빠르다’를 발표하며 데뷔 30주년을 맞이했다. 그는 기존 작업해 오던 중견작곡가와 신인작곡가의 곡을 고르게 받아 다채롭고 균형잡힌 앨범을 만들었다. 여기에 그의 기존 창법을 변주한 탁성과 미성의 조합으로 '역시 이승철'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올 명반을 추가했다.
박진영의 귀환 역시 올해 가요계에 큰 바람을 일으켰다. 싱글 ‘어머님이 누구니’로 각종 음원 차트 정상을 휩쓸어 1위를 이어가던 걸그룹 '미쓰에이'를 팀킬하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특히 그는 40대 중반에도 댄스 곡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남겼다.
이밖에도 김창완밴드, 노사연, 남궁옥분, 혜은이 등 중견가수들도 새 앨범과 싱글을 발표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2015년 상반기를 휩쓴 노장 열풍이 하반기에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