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시술비 퇴출 각경니하 이끌어
의사들 반발 속 138개 치과서 동참
싼 가격·첨단 장비 美 정착 원동력
美서 유디 치대 설립·유럽 진출 목표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치과업계에서 유디치과는 '이단아'로 불린다.
'반값 임플란트'를 내세우며 기존 치과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유디의 임플란트 비용은 기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돌풍은 기대 이상으로 거셌다. '반값'은 유디치과의 대명사가 됐다.
사실 치과는 의료계 중에서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치료가 많아 진료비가 비싸다. 특히 임플란트가 그렇다. 지금이야 가격이 많이 낮아졌지만 2010년 만 해도 한 개에 300만원을 훌쩍 넘겼다.
◆ 치과 문턱 낮춘 늦깎이 치대생
진세식 유디치과협회장(45)은 국내 최대의 치과그룹인 유디의 반란과 성공을 이끈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이다.
유디치과는 김종훈 전 대표가 1992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성신치과의원(현 유디치과 성신점)을 개원하면서 시작됐다.
진 협회장은 2005년 전북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유디에 합류했다. 유디치과 4호점 원장이 그의 첫 직함이다.
합류 이유는 단순했다. 공대 졸업 후 들어간 전북대 치대의 산악동아리 모임에서 선배인 김종훈 전 대표를 만났다. 진 협회장은 늦깍이 치대생, 김 전 대표는 성신치과의원을 운영하던 시절이었다. "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라고 진 회장은 회상했다.
어린 시절 지독한 가난을 겪었던 두 사람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치과를 꿈꿨다. 또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했다.
유디(UD)라는 명칭도 '유디 구성원과 가족과 환자의 꿈 하나하나를 모아 커다란 꿈을 이루겠다'는 의미를 담은 '유나이티드 드림(United Dream)'에서 따왔다.
"당신 저를 포함한 유디치과 의료진은 ‘정직한 진료를 하는 국민치과'를 만들어 보자는 목표를 가졌어요. 유디 이름을 공유하면서 진심을 담은 진료, 양심을 담은 진료비 정책을 해나가기로 했습니다."
◆ '반값 임플란트'로 고속 성장
유디치과는 임플란트·교정을 비롯한 각종 치과 시술비를 30~50%가량 낮추고, 치석제거(스케일링)를 무료로 제공했다. 치석제거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5만원을 훌쩍 넘었던 시기다.
진심은 통했다. 환자가 줄을 이었다. 1주일에 임플란트 환자가 1명만 와도 평균 이상인 상황에서 유디치과에는 하루에 10명 이상의 임플란트 환자가 찾아왔다. 유디치과가 1년에 시술한 임플란트 개수만 22만개를 넘는다.
유디치과 문을 두드리는 치과의사도 늘었다. 2000년 네트워크 체제로 전환한 후 2005년까지는 유디 브랜드를 쓰는 치과가 7개뿐이었다. 하지만 2010년에는 83개, 2012년에는 114개, 현재는 138개 치과가 유디 이름과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임플란트 대중화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치과 임플란트 치료비를 일부 지원하는 정책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7월부터 75세 이상 노인의 임플란트에만 지원되던 것이 올 7월부터는 70세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노인 환자들의 임플란트 부담은 훨씬 줄어들 전망이다.
진 협회장은 "임플란트 대중화 이야기가 나온 것은 최근으로 과거에는 치아가 손실돼도 틀니를 하는 경우가 많지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정책 변화를 이끄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국내 치과업계엔 '미운털'이 박혔다. 특히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치과의사들의 반발이 거셌다. 치과의사 대표 단체인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법정 다툼을 시작한 것도 유디치과가 한창 성장할 무렵이다. 지금도 양측의 갈등은 상당하다.
진 협회장은 "치과의사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목소리를 공론화하는 것이 치과협회의 역할"이라며 이런 갈등이 빚어진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형 서비스·현지화로 미국 치과시장서 '돌풍'
국내 시장이 자리잡을 무렵 해외로 눈을 돌렸다. 가장 먼저 주목한 곳은 미국이었다. 세계 최고의 의료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유디치과의 경쟁력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2008년 1월 미국 수도이자 정치 1번지인 워싱턴DC에 유디치과를 개원했다. 해외 1호점이자 미국 1호점이다.
진료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현지 치과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했다. 소문을 듣고 환자가 몰려들었다. 인종이 다영한 미국 현지 상황에 맞게 여러 인종으로 의료진을 구성하자 히스패닉과 백인 환자 비율이 껑충 뛰었다.
미국 내 자체 멤버십 제도인 'UDG 세이빙 플랜(Savings Plan)'도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일정한 비용을 내고 가입하면 미국의 유디치과 전 지점에서 할인된 가격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또 구강검사나 치아 엑스레이, 간단한 치석제거 등도 무료로 제공한다.
한국형 해피콜 서비스는 유디가 현지에서 자리 잡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환자 개개인에게 예약 확인과 사후관리 문자나 전화를 하는 해피콜은 우리나라에서는 보편화됐지만 미국에서는 낯선 문화였다.
진 협회장은 "미국 치과 시장에서는 일반화되지 않은 해피콜 서비스를 선보이자 미국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친절한(Friendly) 치과'라는 호평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의료장비의 첨단화 전략도 도움이 됐다. 미국의 모든 지점은 현재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같은 최첨단 장비를 갖췄다. "차별화와 현지화로 '한국 치과는 미국 치과보다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뜨렸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 진출 이듬해 캘리포니아에 2호점을 냈다. 이어 뉴욕, 버지니아, 뉴저지 등으로 지점망을 넓혀나갔다. 현재 워싱턴DC 포함해 미국 5개주에서 11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워싱턴DC점의 연간 환자 수는 4000명이 넘고, 3호점인 로스앤젤레스(LA)점은 4500명 이상이다. 연간 누적 환자 수는 200만명, 식립 임플란트 개수는 20만개에 이른다.
자신감이 붙은 유디치과는 연내에 35개 지점까지 낼 계획이다. 텍사스 등 백인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미국 남부지역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미국 내 치대 설립이다.
진 회장은 "유디치과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미국에서 치과대학을 만드는 것"이라며 "한국의 우수한 인력이 이곳을 통해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 공략 국가는 프랑스다. 유럽은 미국과 함께 주요 의료 선진국으로 꼽힌다. 미국의 성공 경험이 유럽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자신한다.
◆ MSO로 중국 치과 시장 겨냥
유디치과는 중국 진출도 고려 중이다. 직접 진출보다는 병원경영지원회사(MSO) 등의 의료시스템 수출을 검토하고 있다.
진 협회장은 "중국 의료 시장이 원하는 것은 병원 진출이 아니라 한국의 우수한 의료시스템이었다"며 "유디치과 운영 노하우 등을 포함한 MSO 시스템을 수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디치과는 자체 MSO인 ㈜유디를 통해 유디치과 브랜드를 공유하는 병원에 경영 서비스를 지원한다. 세무부터 노무, 홍보, 마케팅, 경영 성과 분석 등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공한다. 이 때문에 병원 원장들은 마음 편히 환자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다.
㈜유디는 전국 유디치과가 필요로 하는 임플란트 등의 치과 재료도 공동구매한다. 구매량이 많아 다른 치과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치과에 필요한 재료를 구매할 수 있다. 이는 유디치과가 '반값 진료비' 실현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치과 진료 대중화와 해외 진출. 두 가지에 집중해 온 유디치과는 최근 사회공헌을 강화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유디의 설립 목표이기도 하다.
유디치과의 사회공헌 사업은 수혜 대상자를 명확히 구분한 장기 실천형인 것이 특징이다. '유디케어캠페인'의 경우 희망치아건강사업·실버스마일사업·이밝은세상사업 등 3종으로 나눠 시행 중이다.
희망치아건강사업은 소외계층과 다문화가정, 새터민의 치과 치료를 지원하고, 실버스마일사업은 독거노인의 치과 진료와 함께 예방을 위한 교육에 집중한다. 이밝은세상사업은 어린이 대상 사회공헌으로 어린이집 구강건강 교육, 유치 충치예방을 위한 불소도포 등을 실시한다.
올해는 재능 있는 문화인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미술인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유디갤러리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인디 음악인을 위한 현대카드의 '슈퍼콘서트'와 같은 초대형 공연을 열 계획이다.
진 협회장은 "음악문화 사회공헌사업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언제나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달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