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는 내 오른 팔”
조던 스피스(미국)가 22일 US오픈에서 우승한 후 한 말이다.
그렐러는 2012년 스피스의 전문 캐디가 되기 전까지 이번 대회가 열린 미국 워싱턴주 유니버시티 플레이스 지역의 학교 수학 선생님이었다.
그는 당시 여름 방학이면 US오픈 개최지 챔버스베이골프장에서 파트 타임으로 일하며 캐디 경력을 쌓았다. 그렐러는 이곳에서 결혼식도 올렸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피스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일찌감치 나왔다. 스피스-그렐러 팀이 누구보다 이 코스를 잘 알기 때문이다.
스피스와 그렐러는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에서 역대 최소타 타이기록으로 우승을 합작한데 이어 시즌 둘째 메이저대회까지도 석권했다.
스피스와 그렐러는 경기를 마치고도 우승 감격을 나누지 못했다. 더스틴 존슨(미국)의 18번홀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존슨이 2온, 그것도 홀까지 3.6m거리밖에 안됐으므로 2위나 연장전 상황도 그려야 했다.
둘은 스코어링 에어리어에서 존슨이 마지막 홀에서 퍼트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존슨의 이글 퍼트가 홀을 지나가고, 90cm 거리의 버디 퍼트마저 놓치면서 승부가 결정되자 이들은 잠시동안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다.
침묵을 깨고 스피스가 그렐러에게 “당신에게 주는 것”이라며 무언가를 쥐어줬다. 스피스가 그렐러에게 건넨 것은 그가 18번홀에서 버디퍼트를 한 ‘메이저대회 우승 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