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하반기 깜깜, 중국도 미국도 기댈 곳 없다

2015-06-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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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둔화·미국 금리인상 부정적… 저유가는 긍정적

[그림=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국내 산업계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하반기에도 수출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전문가들은 수출경기 위축으로 국내 경제가 장기 침체될 우려가 있어 단기 경기부양책이나 환율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부각되고 있음에도 중국정부가 당분간 경기부양책에 나설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속 둔화되고 생산자물가가 38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이 하반기에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도 아시아 신흥국 경제에 대한 위협요인으로 꼽힌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신흥국의 자본유출과 기업 및 정부의 부채상환부담이 가중돼 내수감소·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은 미국 금리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나, 무역 동조성이 높은 신흥국 불안이 전이될 가능성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수출을 저해하는 유로화 약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 등 경기회복을 위한 통화정책 대응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그리스의 채무협상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아,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유로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국제생산 연관관계 약화 및 중국의 가공무역 억제정책 등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최근 일제히 수출 둔화를 겪는 구조적 요인도 대두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1월 예측치) 3%에서 이달 2.8%로 하향조정했다.

한국은행은 △세계교역 둔화 △주요국 통화약세 기조 △세계 경기 회복지연 △미국 금리인상 등 경기 하방리스크를 지목하면서, 특히 메르스 사태로 그동안 개선세를 보이던 소비 등 내수와 경제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저유가 기조는 연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여진다.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이란 핵협상 타결 후 제재 완화로 원유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또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띠면 유가는 통상 하락한다. 그나마 낮은 원자재값은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으로서는 산업 생산 경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IT·전자업계는 갤럭시S6와 G4 등 전략 모델 출시로 휴대폰 수출이 최근 회복세를 보인다. 하지만 디스플레이나 TV 등은 유로 약세와 중국, 일본과의 경쟁심화 등으로 부진하다.

반도체는 PC향 수요 감소로 최근 D램 가격이 약세를 보이나,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사물인터넷 기기향 메모리 채용 확대 등에 따라 수출에 대한 전망이 밝은 편이다.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는 유럽,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 경기침체와 엔화 및 유로화 평가절하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정유사와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화학업계는 수출시장의 자급력 확대 및 경쟁심화 등 구조적 위기를 겪고 있지만 저유가는 긍정적이다.

유가가 추가 폭락해 재고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한, 공급과잉에 따른 저유가는 정유·화학업계의 수익성 증대로 연결된다. 낮은 원가가 석유제품 및 화학제품에 반영돼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석유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저성장, 저물가, 저환율 3저 공포와 내·외수 동반부진이 우려된다”며 “단기부양책이 매우 절실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은 “어려운 수출여건과 경쟁력 저하 현상이 지속돼 조만간 한국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며 “경상수지 흑자 누적으로 원화절상이 지속되지 않도록 시장개방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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