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에 가뭄에...박근혜ㆍ김무성ㆍ문재인 '현장으로'

박근혜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아주경제 주진·김혜란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극심한 가뭄까지 겹치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이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주말 현장 행보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은 휴일인 14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선별진료소와 격리병동을 운영하는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을 찾아 의료진을 격려했다.

이날은 당초 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로 한 날이었으나 지난 10일 방미 일정을 전격 연기하면서 메르스 사태 대응을 위한 현장방문 일정으로 채워졌다. 박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 대응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4번째이며, 미국 방문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이후 외부 현장을 둘러본 것은 2번째다.

박 대통령은 우선 선별진료소에 대한 설명을 듣고 격리병동으로 자리를 옮겨 운영 현황과 치료 상황 등을 청취한 뒤 병동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메르스 환자 치료에 헌신하는 의료진들을 격려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전날에도 밤늦게까지 수시로 참모진들에게 전화를 걸어 메르스 감염환자 및 방역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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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이어 메르스 사태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대문 패션상점가를 찾아 상인들을 위로하고, 메르스 확산 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매장을 찾은 고객들과 대화를 통해 소비활동을 격려하는 한편 우리나라 관광 명소와 쇼핑 장소의 안전함을 부각하면서 해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당부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진제공=새누리당]

연일 '메르스 현장 방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메르스 환자 경유병원인 서울 강서구 강서미즈메디병원을 방문해 임산부들의 메르스 공포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며, 의료진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메르스란 질병 자체보다 과잉 공포에서 오는 문제가 더 크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널리 홍보하기 위해서 보건소, 병원을 간 것"이라며 "오늘은 특별히 임산부들에게 안심을 드리기 위해서 이 산부인과를 찾게 됐다"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질병관리본부가 2012년 9월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신종 전염병을 확정하고 난 뒤에도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는 게 증명됐다"면서 "메르스가 적기에 빨리 진압될 수 있(었)는데도 이렇게 빨리 병을 키워서 문제를 만든 데 대한 책임은 반드시 지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메르스가 진압되고 난 뒤에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다 물어야 한다"면서 "이번 메르스 사태를 교훈 삼아 책임 지울 일은 책임을 지우고, 보강할 일은 보강해서 국가 전체적인 방역 체계를 새롭게 만드는 좋은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의 문책 여부를 묻자 "그것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사진설명)지난 3일 오전 경기 양평군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진행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의원들과 함께 산행 중인 문재인 대표.[사진=김혜란 기자]

한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원예농협을 찾아 농가 피해현황에 대한 보고를 듣고 이어 배추밭에서 모종심기와 물대주기 작업을 하는 등 봉사활동을 벌였다.

문 대표는 "국민이 메르스 때문에 아주 큰 고통을 겪고 있는데, 지금 사상 최악의 가뭄 때문에 고통이 엎친 데 겹친 격으로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가뭄 상황이 지자체에만 맡겨둘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선 것 같다. 중앙정부도 지자체에만 맡겨놓고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어 "(강원도에서) 고랭지 채소가 제대로 농작이 되지 않으면 그것이 결국 소비자물가로 전가돼 모든 국민이 다 함께 민생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정부가 이 시기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안전처에 지원 요청한 특별교부세 30억원이 빨리 처리되도록 정부가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매해 지속되는 가뭄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책도 필요하다"면서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홍수 피해나 가뭄 예방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4대강에 많은 돈을 퍼부은 것은 아주 방향이 잘못된 것 같다. 도서 산간지방이라든지 지방하천 쪽에 가뭄이나 홍수를 예방할 수 있는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땜질식 처방으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제대로 돈을 들여서 대규모 감정을 한다든지 저수조를 확보한다든지 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