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8일 문체부 관계자가 찾아와 "죄송하지만 자진사퇴를 할순 없을까요?"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문체부 장관을 '문화 부문의 사이코패스', 문사코"로 명명하며 "내 편이 아니었던 사람은 수용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비난했다. 최씨는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전북도립미술관장, 국립현대미술관덕수궁미술관 관장, 경기도미술관 관장 등을 지낸 미술행정전문가다.
문체부 관계자는 "예술가를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사전에 탈락 사실을 알리려 했을 뿐 부당하게 사퇴를 종용하거나 압박한 사실이 없다"며 "탈락 사실을 접한 당사자가 먼저 자신의 경력과 명예 훼손을 우려했고, 이에 대해 스스로 사퇴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국립현대미술관장 재공모 결정 경과 보도자료를 이날 발표하고 "지난 8일 오후 1시에 최 후보자를 직접 만나 통보했다"며 "후보자 면담시 문화예술계 의견을 청취한 결과 적격자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1월말부터 최근까지 책임운영기관 설치 관련 법률에 의거한 미술관장 공모 절차를 진행했으나 적격자를 찾지 못했다며 9일 재공모 입장을 공식화했다.
문체부는 부적격 결정에 법적 절차적 하자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인사혁신처의 선발시험위원회가 추천한 임용후보자에 대해 인사혁신처 주관의 역량평가 등 사전 심사를 거쳤고, 지난 8일 오전 열린 부처내 개방형직위 임용심사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최효준씨도 "인사혁신처의 공모는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적대응할 여지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면서 "결과 뒤집기도 아니다. 다만 야인으로서, 주변에서 만류도 많았지만 미술계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지난해 11월 학예사 채용비리에 연루된 정형민 전 관장이 사실상 임기를 만료한 뒤 지난 8개월째공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