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상장사가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중복 제출하던 공시 서식이 하나로 묶인다. 당국에서 요구하지 않더라도 기업 스스로 풍문에 대한 해명 공시를 내는 게 가능해진다.
1일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기업공시제도 개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감사 중도 퇴임처럼 공시 필요성이 낮은 의무 공시항목은 삭제된다. 생산재개나 기술 도입·이전 공시 같은 기업이 스스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유리한 항목은 자율공시로 이관한다.
소규모 기업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시 수준 차등화 기준이 자산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높아진다. 자산이 1000억원 미만인 소규모 기업에 대해서는 정기보고서 기재항목도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하지 않아도 잘못된 보도나 풍문에 대해 기업이 자율공시를 통해 적극 해명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허위로 해명공시하는 경우에 대한 제재는 강화하기로 했다.
거래소가 공시 서류를 미리 살피는 사전확인제도도 원칙적으로 폐지한다. 과도한 감독자 역할은 제한하되, 기업에 자문하는 기능은 유지하기로 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우선 적용한 후 코스닥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54개인 수시공시 항목에 대한 열거주의 공시체계는 포괄주의 방식으로 바꾼다. 기업이 중요정보를 스스로 공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당국은 동시에 투자자보호도 강화하기로 했다. 상습적으로 불성실공시를 하는 공시책임자에 대해 거래소가 교체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공시 위반에 대한 제재금 상한액도 유가증권시장이 2억원, 코스닥 시장은 1억원으로 높였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기업 공시부담이 연간 약 2300건 줄어들 것"이라며 "2014년 대비 6.7% 감소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