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현대차 노사가 22일 울산공장 내 단위공장간 생산 물량 불균형을 최소화하고, 신형 투싼 등 인기차종에 대한 고객 주문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공장간 물량 조정에 전격 합의했다.
현대차 노사는 22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 이경훈 지부장 등 노사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 물량공동위원회 3차 본회의를 열었다.
신형 투싼은 지난 3월 출시 이후 지난달에만 내수시장에서 9255대를 판매해 상용차인 1톤 포터 트럭을 제외한 승용, RV 차급에서 판매 1위에 오를 만큼 폭발적인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차종으로, 판매요청(백오더)이 약 2만5000대, 수출물량은 두 달 반 이상 대기가 필요하다.
또 이달부터는 북미, 호주, 아시아 등에 수출될 투싼의 양산이 시작되어 주문적체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연간 5만대 물량을 2공장에서 공동생산하기로 한 이번 노사 합의로 신차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노사 합의로 국내 고객의 출고적체 현상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싼을 주문한 고객은 인도까지 5주 이상 기다려야 했으나 앞으로는 인도 대기기간이 상당부분 단축돼 고객만족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투싼의 2공장 공동생산 합의는 울산공장 내 심각한 생산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예로 신형 투싼을 생산하는 울산5공장(51라인)은 주문 적체로 3월 이후 매주 휴일특근을 통해 추가 생산을 하고 있다. 반면 아반떼와 i40를 생산하는 울산2공장(21라인)은 상대적으로 물량이 줄어 지난 3월 이후 휴일특근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해 10월 한국차로는 최초로 글로벌 누적 판매 1000만대를 기록한 아반떼는 2009년 노사 합의를 통해 기존 3공장과 함께 2공장 공동생산을 하고 있으며, 이번 노사합의를 통해 후속 차종에 대해서도 공동 생산키로 했다.
현대차 노사의 이번 물량조정 합의는 국내공장의 생산유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 그 동안 약점으로 지적 받아온 노동경직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고객 만족을 위해 노사 공동이 기울인 노력이 결실을 거뒀을 뿐 아니라, 보다 성숙한 노사문화로의 전환 계기가 마련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4월16일 물량공동위 노사 상견례 이후 약 한 달 만에 합의를 도출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생산물량 조정 필요시 노사간 협의를 통해 진행했으나 생산 공장간 이해관계 조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평균 4~11개월의 기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 등 인기 차종의 고객 인도일수를 앞당기기 위해 회사 측뿐 아니라 이경훈 지부장, 대의원 대표 등 노사가 성실히 협의에 임해 합의에 이르게 됐다”며 “고객을 위해서는 노와 사가 따로 없다는 생각으로 최고 품질의 차 생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2009년 차종별 시장수요 급변에 따른 공장간 생산물량의 불균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량 노사공동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하고 당시 심각한 주문적체를 보이던 아반떼를 2공장과 3공장에서 공동으로 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