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강영관 기자 = 구룡마을 개발을 놓고 본격화된 서울시와 강남구간의 갈등이 삼성동 현대차부지(옛 한국전력 본사부지) 개발에 따른 기부채납 사용을 둘러쌓고 한층 격화되고 있다. 입찰감정가(3조3346억원)을 기준으로 1조3338억원(40%)에 달하는 기부채납을 놓고 서울시는 시의 균형 발전을 위해 써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강남구는 개발 부지가 속한 강남구에 개발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국토부에 기부채납을 해당 구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법 시행령에 아예 명시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는 절차적 문제를 거론하며 법정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강남구는 이날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개발계획과 관련해 "범구민 비상대책위가 주축이 되고 강남구도 참여하는 소송단을 구성해 법적 대응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는 "앞서 강남구는 '공공기여는 강남구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는 주민 68만737명의 의견서를 제출했음에도 서울시는 이를 3000건으로 축소·처리했다"며 "이는 진실을 은폐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는 68만명의 반대 의견을 배제한 채 지구단위계획구역 확장안을 강행 처리했다"며 "범구민 비상대책위를 중심으로 소송단을 구성해 법적 대응에 착수하고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는 또한 시가 관련 법령을 위반해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2차례 열고, 회의에서 계획도의 축척과 도면작성기준을 지키지 않는 점 등 법령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서울시가 민심을 왜곡하고 법령을 위반하면서까지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추진해선 안된다"며 "이대로 지구단위계획구역 확장 결정 고시까지 감행한다면 주민들의 강력한 소송 제기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강남구가 지역이기주의를 내세우며 반대를 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해도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어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 입장에서는 자치구를 하나의 생활권 단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 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이라고 본다"면서 "법적 절차에 따라 행정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