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신봉철 가업승계기업협의회장 “올바른 가업승계 문화 조성에 일조할 것”

2015-05-1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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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철 가업승계기업협의회장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가업승계 인식개선과 2세 경영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사업, 해외 장수기업 벤치마킹 국제교류 사업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김세구 기자 k39@aju]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원만하고 올바른 가업승계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습니다.”

신봉철 가업승계기업협의회장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선친들의 자긍심을 이어 받아 우리가 열심히 하다보면 가업승계 기업인들에 대한 인식 전환도 뒤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가업승계기업협의회는 2008년 가업승계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사회적 책임을 실천함으로써 명문 장수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단체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제4대 회장으로 선출돼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는 가업승계기업의 경영 2·3세들에게 혹독한 시련의 시간이었다. 세월호 참사와 이른바 ‘땅콩회항’ 사태 등이 족벌·세습경영 논란으로 번지면서 그들도 함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우리 협의회는 철저히 중소기업 중심이다. 매출 1000억 이상 업체도 몇 군데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극히 일부분의 기업의 문제가 전체의 문제로 비화돼 침통함을 금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기업들은 부를 이미 축적했기 때문에 대물림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협의회 회원사들은 중소기업”이라며 “상황이 어려운 기업들이 대부분이고 오히려 빚을 물려받는 곳도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대기업 재벌 2세의 화려한 생활과 중소기업에서 힘겹게 가업을 이어 받은 사람들은 전혀 다른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회장은 “나를 비롯해 협의회 회원사들이 유통보다는 제조업이 많아 부침이 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30, 40년 동안 기업을 운영하다보면 아픈 사연들도 참 많다. 쉽지 않았던 수십년 간의 과정들이 매도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협의회의 강점과 관련해 이 같은 경영 노하우를 첫 손에 꼽았다.

“전국에 업력 30년 이상의 기업이 300개 가까이 모여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연령도 60대부터 20대 후반까지 다양합니다.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함께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기업들의 노하우가 협의회의 가장 큰 힘입니다.”

신 회장은 회원사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협의회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적인 조직이다 보니 자주 소집하기 보다는 지역별 지부장들에게 많은 부분을 맡기고 협의회는 큰 틀에서 방향만 잡아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봉사활동이 서울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고 지부장들을 격려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단순히 가업승계 경영인들의 인식 개선만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은 지양하겠다고 못 박았다.

기부나 후원, 봉사활동은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신 회장은 “돈을 벌어서 기부한다고 하면 절대 못한다. 돈 벌면 기부하고 못 벌면 안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없는 와중에 절약해서 하는 것이 진정한 기부이자 후원”이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지난해 8월 진도 전통시장에서 미역, 김, 멸치 등 지역 특산물을 구입해 진도군 장애인종합복지관에 기부금과 함께 전달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서였다.

신 회장은 회원사 시절이었던 당시 풍선아트, 버블쇼 등 예술공연팀의 문화공연을 지원했다.

그는 올해 협의회의 계획에 대해 “가업승계 인식개선과 2세 경영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사업, 해외 장수기업 벤치마킹 국제교류 사업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협의회의 시장개척단은 독일, 일본의 히든챔피언 기업의 방문을 통해 경영노하우를 성공적으로 벤치마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자신의 소신을 분명하게 전했다.

그는 “내가 기업을 이어 받았을 때만 해도 아무런 혜택도 없었다”면서 “무조건 감세를 많이 받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신 회장은 “세금을 내야한다면 적당한 선에서 낼 것은 내고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맞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협의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100년, 200년을 가는 장수기업 육성은 한국경제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중소기업이 대를 이어 기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신 회장은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회사 연혁이 오래됐다고 은행에서 융자를 더 해주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은행이 재무재표나 신용을 보지 회사의 전통과 과정을 보지는 않으니까요. 30년 동안 어떻게 오르막길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중소기업이 내리막길을 걸을 때 도움을 청할 곳이 없습니다. 그 역할을 정부가 해줘야 합니다.”

신 회장은 “중소기업에게 있어 경영 승계는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면서 “창업자의 뜻을 받들어 스스로도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지 않도록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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