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나비부인>의 순종적인 사랑에 감명받은 프랑스 영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는 여주인공 ‘송 릴링’을 만나 동양 여성의 우아하고 도도한 자태에 매료 당한다.
소심하기만 했던 르네는 자신에게 존경을 표하는 송을 만날수록 한 여인을 상대로 한 권력 앞에서 정복감과 우월감에 도취된다. 사랑과 권력 앞에 미처 몰랐던 남성성을 확인한 그는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던 모든 것을 희생한다.
어느 날, 국가 기밀 누설죄라는 중대한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혼돈과 환멸에 괴로워하는데….
1988년 워싱턴 초연 이후 뉴욕 유진 오닐 씨어터에서 777회 연속 상연으로 당시 <아마데우스>가 보유하고 있던 최장기 공연 기록을 깨며 흥행에 성공했고 토니 어워즈 - 최고 작품상 수상을 비롯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 최고 작품상, 퓰리처상 - 최종 후보 노미네이트 등 평단의 호평이 이어졌다. 이후 1993년 ‘제레미 아이언스’와 ‘존 론’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현대 명작이다.
초연 당시, 실화를 기반으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 두 사람의 기묘한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남성과 여성, 서양과 동양이 갖고 있는 편견을 비판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연극 <엠.버터플라이>가 지난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두 번째 앙코르 공연중이다. 지난 3월 누적 관객수 2만5000여명을 기록하며 레퍼토리 작품으로써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사건의 전말을 전달하는 동시에 극한의 감정 변화를 선보이는 ‘르네 갈리마르’ 역에는 ‘르네 갈리마르’의 완벽한 캐릭터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았던 초연 배우 김영민, 자신만의 색깔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이석준, 극한의 감정 변화까지도 섬세하게 표현하는 이승주가 열연한다.
또 남성과 여성의 겉모습뿐 아니라 심리까지 완벽하게 넘나드는 ‘송 릴링’역에는 초연부터 줄곧 자리를 지키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김다현, 객관적인 해석을 통해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는 정동화, 가녀린 외모 안의 당찬 내면을 연기하는 전성우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또한 초연과 재연에 출연했던 손진환, 정수영, 유성주, 한동규, 이소희, 빈혜경, 김보정이 출연하고, 대학로 베테랑 배우 유연수가 합류했다.
오리엔탈리즘과 젠더 이슈에서 더 나아가 인간의 욕망과 환상으로 확장되는 연극 <엠.버터플라이>는 6월 7일까지 이어진다. 02-766-6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