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을 이상규 후보 사퇴] ‘성완종 리스트’로 출렁인 재보선 판세, ‘야권연대’ 막판 변수 등장

2015-04-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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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선거 판세가 한 차례 요동친 데다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상규 무소속 후보(옛 통합진보당)가 20일 전격 사퇴하면서 범야권 지지층의 향배가 돌출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사진제공=청와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 박근혜 정부 3년차 승부처인 4·29 재·보궐선거가 새 국면을 맞았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선거 판세가 한 차례 요동친 데다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상규 무소속 후보(옛 통합진보당)가 20일 전격 사퇴하면서 범야권 지지층의 향배가 돌출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특히 ‘성완종 정국’ 이후 재·보선 프레임이 ‘지역 일꾼론(집권여당) 대 정권 심판론(야당)’으로 압축된 상황에서 야권연대 변수까지 겹치자 4·29 재·보선 판세가 대혼전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그간 새누리당이 옛 통진당을 고리로 범야권에 ‘종북 프레임’을 덧씌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념 논쟁이 재·보선 막판 ‘중도층 갈라치기’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역 일꾼론에다가 종북 공세를 더한 새누리당과 ‘성완종 리스트’ 파장으로 정권 심판론을 꺼내든 제1야당 간 ‘치킨게임’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이상규 사퇴, 與 ‘공세’ vs 野 ‘신중’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절한 마음으로 박근혜 정권 심판을 위해 (그리고) 야성 회복과 야권 단결을 위해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야권은 민주주의 부활을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 ‘종북 몰이’에 주눅 들어 야권연대를 부정하는 세력은 야당 자격이 없다”고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김무성 새누리당(왼쪽),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나선 이상규 무소속 후보의 사퇴가 여야 재보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YTN 화면 캡처]


다만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정동영 국민모임(법적으로는 무소속) 후보 가운데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 주장을 받아 안는 후보가 저를 지지하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2012년 대선 당시 이정희 통진당 후보가 대선 투표일을 사흘 앞두고 사퇴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당시 이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집권은 재앙”이라며 ‘반(反) 새누리’ 연대를 천명하면서도 특정 후보의 지지 여부에 대해선 함구했다.

3% 안팎의 득표율을 보였던 이 후보의 사퇴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유리하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결국 보수층이 역결집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51.6%(1577만3128표)로 헌정 사상 첫 과반 대통령에 올랐다. 문 후보는 48.0%(1469만2632표)에 그치면서 석패했다.

4·29 재·보선 상황도 엇비슷하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정권 심판론에 불이 붙은 상황에서 5% 안팎의 득표율을 가진 옛 통진당의 표심은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통진당 효과 ‘제한적’…野, ‘갈지자 행보’ 땐 치명타

이 후보가 사전투표(오는 24일∼25일)를 5일 정도 앞두고 전격 사퇴하면서 야권 지지층의 이탈을 최소화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앞서 지난해 7·30 서울 동작을 재·보선 땐 기동민 새정치연합·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사전투표 전날 ‘미완의 단일화’를 성사시키면서 사표 방지에 실패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성완종 리스트’에 이어 ‘관악을 이상규 후보 사퇴’로 정권심판 프레임이 한층 강화됐다는 점이다. 이는 선거판이 ‘범보수 대 범진보’의 대결로 압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거 막판까지 거대 양당(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구도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3∼5%포인트 이내 명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사진=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눈여겨볼 대목은 ‘성완종 리스트’에 이어 ‘이상규 사퇴’로 정권심판 프레임이 한층 강화됐다는 점이다. 이는 선거판이 ‘범보수 대 범진보’의 대결로 압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거 막판까지 거대 양당(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구도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3∼5%포인트 이내 명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표정은 상반됐다. 새누리당은 대대적인 공세에 나선 반면, 새정치연합은 자칫 ‘종북 프레임’의 덫에 걸리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먼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관악을 보궐선거 지원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이 출마했다가, 사퇴했다가 장난도 아니고…”라며 “(만일) 다른 당과의 후보단일화로 가게 되면 과거 전례를 또 밟는 것으로, 참 옳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 측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관악을 주민들은 3년 전 야권연대만이 살 길이라 외치다가 자기들끼리 분열해 이전투구를 벌이는 야당 세력 전체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며 제1야당을 야권연대 프레임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

이에 새정치연합과 정태호 후보 측은 공식 반응을 자제한 채 “야권연대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당 한 관계자는 “통진당과의 연대는 오히려 보수층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당내 어떤 논의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같은 당 이용득 최고위원은 이날 경기 성남 중원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옛 통진당인 김미희 무소속 후보를 향해 “야권연대와 야권분열, 어떤 것이 정체성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범야권이 ‘전면적 야권연대냐, 야권연대를 둘러싼 분열이냐’의 갈림길에 놓인 셈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이상규 사퇴에 따른 선거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이 후보가 이날 사퇴한 것은 집권여당에 대한 견제와 사표 방지에 따른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목할 부분은) 이 후보의 영향력은 적지만, 조직력은 강하다는 점”이라며 “판을 뒤집지는 못하겠지만, 야권 표 결집에는 어느 정도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35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장애인의 날 행사 추진협의회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주관하는 이날 행사엔 이 총리 외에도 문형표 복지부 장관과 장애인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차승원, 장애인 관련 단체 관계자와 장애인 복지 유공자, 장애인 및 그 가족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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