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 선거의 막이 오르며 곧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리더십이 함께 '시험대'에 올랐다. 재보선 승리로 4·10 총선 참패 이후 침체된 당 분위기를 쇄신하느냐, 연패의 수렁에 빠지느냐의 기로에 섰다. 특히 선거 패배 시 친윤(친윤석열)계가 '패배 책임론'을 제기할 수 있는 만큼, 정치권의 눈은 핵심 승부처 부산 금정구에 집중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여야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으로 분류된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박빙으로 맞붙고 있기 때문이다.
금정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모든 총선에서 보수 정당 출신 인사가 국회의원직을 독식한 지역이다. 구청장직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가 있었던 2018년 지방선거를 제외하면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모두 차지했다.
여기에 국민적 관심까지 더해지고 있어 한 대표와 여당에 부담을 더한다. 실제 이번 금정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은 20.63%로, 3년 전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부산시장 보궐선거 사전 투표율(20.62%)과 비슷한 수치로 나타났다.
이에 한 대표가 이번 금정 보궐선거에서 승리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패배할 경우 잃을 것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재임하며 치렀던 4월 총선 패배 이후 당 대표로 치르는 10월 재·보궐까지 패배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최근 '김건희 여사 라인 청산 및 인적 쇄신' 등을 요구하며 용산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선거에서 진다면 대통령실을 향한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어렵다. 동시에 친윤계의 흔들기는 더욱 거세질 관측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친윤계 입장에선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직언을 하고, 날을 세우는 만큼 눈엣가시로 생각 중일 것"이라며 "텃밭인 금정에서 지면 책임론을 들고 일어날 거고, 한 대표가 추진 중인 여·야·의·정 협의체 등 주요 정책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재선 의원은 "한 대표는 부산이 고향이라도 되는 것처럼 계속 내려가고 있다"며 "그런데 이미 총선에서 한 번 졌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이번에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소리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실제 한 대표는 재·보선 기간 동안 부산을 6번이나 찾았다. 투표 하루 전날인 15일과 투표 당일인 16일에도 부산에 머무르며 막판 유세에 힘을 쏟는다. 한 대표는 "이번 선거는 금정을 위해 누가 일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선거"라며 정권심판론을 주장하는 야권에 맞서 '지역 일꾼론'과 '여당 프리미엄'을 내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