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만나 글로벌 금융 불안에 대응할 수 있는 자본이동관리 등 거시건전성 조치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와 IMF·세계은행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최 부총리는 16일(현지시간) 라가르드 총재에게 이 같이 제안했다.
또한 최 부총리는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 때 합의된 IMF의 지배구조 개혁안이 신속히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G20 정상들은 IMF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주도권을 인정하되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의 발언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IMF를 개혁해 나가기로 했다.
선진국 지분의 6% 이상을 신흥국에 넘겨준다는 구체적 합의도 있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합의안은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한편 이날 최 부총리는 조 호키 호주 재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는 세계 각국의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는 '글로벌 인프라 허브(GIF)'에 한국 정부가 앞으로 4년간 200만달러를 지원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GIF는 G20에 설치되는 상설 기구로, 지난해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회원국들이 설립에 최종 합의했다. 회원국들은 호주에 본부가 있는 이 기구를 중심으로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 정보를 공유하고 개도국에 건설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호키 재무장관은 앞으로 구성될 GIF 자문위원회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재들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호주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선진국들이 IMF 쿼터개혁과 통화스와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한국과 호주과 협력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최 부총리는 밤방 보로드조네고로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을 만나서는 아시아 지역의 거시경제 움직임을 감시·분석하는 역내감시기구(AMRO)와 아세안(ASEAN)+3(한중일)과 관련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