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에서 10대 흑인이 경찰 총에 맞아 사망했다.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이 흑인 마이클 브라운(18)을 사살한 지 8개월여 만이다.
AP통신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일리노이주 북부 자이온시에서 고교생 저스터스 하우웰(17)이 경찰이 쏜 2발의 총을 등에 맞고 숨졌다고 6일 보도했다. 첫 번째 총알은 하우웰의 비장과 간, 심장에 치명상을 입혔고 나머지 한 발은 오른쪽 어깨를 관통했다고 검시소 측이 전했다.
사건 현장 인근에 사는 주민은 “총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가보니 하우웰이 땅에 엎어져 있었다”며 “경찰이 그를 돌려 눕히고 심폐소생술(첵)을 시도했으나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동안 현장에 머물러 있었지만 경찰이 하우웰에게서 총이나 칼 등 무기를 가져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하우웰의 가족은 “당시 하우웰은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으며 경찰이 부당하게 총을 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은 ‘하우웰을 위한 정의(Justice for Justus)’라는 구호를 외치며 촛불 집회를 열었다.
앞서 작년 8월에도 퍼거슨시에서 백인 경찰이 비무장 10대 흑인 마이클 브라운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한 바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미 전역에서 일었지만 유사 사건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위스콘신주 매디슨 경찰이 아파트 내부에서 소란을 피운 19세 흑인 청년을 사살하기도 했다.
연방 법무부는 지난달 8일 “지역 법원과 경찰이 상습적으로 흑인을 차별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법무부는 “경찰과 법원이 흑인에게 집중적으로 각종 과다한 벌금을 물려 시 재정을 확충해왔다”고 꼬집었다.
미 흑인 인권단체 ‘맬컴 그래스루츠 무브먼트(MXGM)’는 지난 2012년 보고서에서 “미국에서 평균 28시간마다 흑인 1명이 경찰 혹은 자경단(自警團)이 쏜 총에 목숨을 잃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