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클라호마대, 흑인 비하 백인 학생 2명 퇴학 조치…백악관 “적절한 대응”

2015-03-1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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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튜브 'VineGuru' 영상 캡처 ]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이 버스에서 특정 인종을 비하하는 노래를 부른 학생들 가운데 주동자 백인 학생 2명을 학교에서 퇴출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 현지 언론은 오클라호마 대학 총장 데이비드 보렌이 10일(현지시간) “적대적인 면학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두 학생을 퇴학 조치한 이유를 밝힌 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위협하거나 타인을 배제하는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사실을 학생들이 깨닫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런 총장과 학교 법무팀은 흑인을 비하한 백인 학생들에 대해 “‘언론의 자유(freedom of speech)’라는 권리를 잘못 사용했다”며 인종 차별을 금지한 연방 민권법 6조를 위반했는지를 검토 중이다. 150년 역사가 넘는 남학생 사교클럽 ‘시그마 알파 엡실론(Sigma Alpha Epsilon·SAE)’ 전국본부도 “역겨운 일”이라면서 이 학교 지부를 즉각 폐쇄한다고 9일 발표했다.

학교 측은 흑인의 투표권 차별을 철폐하는 계기가 된 ‘셀마 행진’ 50주년 바로 다음날인 8일 10초짜리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 사건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즉각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보런 총장은 “인종 차별 학생들이 발붙일 곳은 없다”며 SAE 클럽 사무실을 폐쇄하고 클럽 회원들에게 10일 자정까지 짐을 모두 빼라고 지시했다. 학교 측은 동아리 사무실에 붙어 있던 현판도 모두 떼어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학교와 SAE의 즉각적인 조처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이 학교 흑인 공동체인 ‘들리지 않는(Unheard)’이 유튜브에 올린 이 영상에는 오클라호마 대학 내 남학생 사교클럽인 SAE 회원들과 몇몇 여학생들이 버스에서 흑인을 비하하는 특정 단어를 넣은 노래를 신이 나서 부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들은 손뼉을 치며 “흑인은 우리 클럽에 들어올 수 없다”, “흑인을 나무에 매달 수 있지만 우리 클럽 가입은 절대 할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정한 박자에 맞춰 특정 문장을 순서대로 다같이 불렀는데 즉흥적으로 만든 노래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흑인 학생 1400명을 비롯해 오클라호마 대학 미식축구 선수들은 9일 오전 훈련을 포기하고 교내 항의 집회에 참석해 일부 백인 학생들의 인종 차별 발언을 성토했다.

한편 오클라호마대학은 1890년 세워진 공립학교로 미국 시사전문지 US News에서 발표한 2015 미국 대학 순위에서 106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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