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회장, 천안함 유족에 격려편지… "함께 멀리" 약속

2015-03-1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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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 회장의 서신.[한화 제공]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5년 전인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 사건은 온 나라가 깊은 슬픔에 빠진 국가적 재난 상황으로 너나 할 것 없이 팔을 걷어붙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모으게 했다.

당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글로벌인재 채용을 위해 방미를 마치고 귀국길에 북한의 불법 무력 도발로 천안함 폭침과 꽃다운 나이에 순국한 46용사의 소식을 접했다. 특히 김 회장은 젊은 나이에 순국한 46용사에 대한 깊은 슬픔과 안타까움이 남달랐다.

김 회장은 “그룹의 창업이념인 ‘사업보국’을 실천하고 방위산업체를 경영하는 그룹으로서 유가족들에게 가장 절실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자”고 제안하며 “단기적·물질적 지원보다는 항구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유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실무진에게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유가족 중 사망자의 직계 및 배우자를 대상으로 1명을 채용하며 사망자가 미혼이거나 부모가 없는 경우에는 형제자매까지 대상을 확대해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천안함 유가족 우선채용 결정이 있은 후 김 회장은 “안타까운 천안함 사건에 대해 기업이 도울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정이 슬픔과 실의에 잠긴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혀 천안함 희생자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천안함 사건 5주기를 앞둔 18일 한화그룹은 ㈜한화 대전사업장에서 ㈜한화 심경섭대표와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화그룹에 입사한 13명과 입사예정인 1명의 천안함 유가족들을 초대해 격려하고 조국을 위해 산화한 천안함 46명의 용사들의 희생정신과 숭고한 뜻을 기리는 행사를 열었다.

참석한 14명의 유가족은 천안함 사건 당시 김승연 회장의 제안으로 한화그룹에 입사를 희망한 38가족 중, 현재 ㈜한화, 한화갤러리아, 한화생명 등에 근무하는 13명과 1명의 7월 입사 예정자다.

이날 행사에서 ㈜한화 심경섭 대표이사는 김승연 회장이 천안함 유가족 직원들에게 보내는 격려편지를 대신 낭독했다.

김승연 회장은 편지를 통해 ‘천안함 유가족들을 걱정하는 마음과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순국한 용사들이 조국을 지켰듯이 앞으로 본인은 여러분의 가족이 되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격려하며 ‘여러분과 함께 신용과 의리를 바탕으로 한 함께 멀리의 동반자 정신으로 한 걸음씩 같은 꿈을 향해 나아 갈 것’을 약속했다.

이런 약속의 의미로 김 회장이 직접 서명한 편지와 선물을 전달했으며 천안함 애도기간에 특별 휴가 2일도 제공했다.

유가족 중 ㈜한화에 입사한 서정길씨(31)는 "천안함 사건 당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지만 국민들의 성원에 힘을 낼 수 있었다. 특히 김승연 회장님의 따뜻한 손길은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한화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 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참석 소감을 말했다.

한편 행사 전 ㈜한화 심경섭대표 및 임직원들과 취업유가족들은 국립 대전현충원 내(內)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미리 준비한 꽃과 태극기를 꽂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조국의 영해를 지키다 순국한 호국영웅 46명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에 대한 애도와 감사의 시간을 보냈다.

현재 한화그룹에는 ㈜한화에 11명, 한화갤러리아 1명, 한화생명 1명 등 총13명의 천안함 유가족이 근무하고 있다. 7월에는 추가로 한화갤러리아에 1명이 입사할 예정이다.

향후 취업을 희망하는 24명도 유족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연령, 경력, 지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합한 자리에 최우선적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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