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는 검찰이 이 총리의 담화를 전후해 포스코 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을 두고 사실상 MB정권을 노린 ‘기획수사’라며 반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향후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양새다.
16일 여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전·현직 친이(이명박)계 의원들의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오는 19일 대규모 만찬 회동을 갖는다. 현재는 포스코건설에 초점을 맞춘 검찰의 사정 칼날이 친이계 핵심을 향할 경우 조직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함께 내일로'는 18대 국회에서 함께 활동한 친이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모임으로 한때 60여명이 참여하는 당내 최대 모임이었지만 그동안 별다른 활동없이 명맥만 유지해왔다. 때문에 이번 회동에서 친이계가 이 총리발(發) 사정 칼날에 반격을 도모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박 의원은 “총리 담화문 발표 바로 다음날 포스코 압수수색을 하게 되니 아무래도 옛날 정권에 있었던 사람들, 친이계든 그 정부에 있었던 사람들 입장에선 표적 수사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도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총리의) 담화는 이미 수사할 대상을 정해놓고 있다. 방위산업, 해외자원개발, 대기업 비자금, 공직문서 유출 등 4가지”라며 “이것은 기획수사임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특히 “부패 청산이 특정정권의 권력 유지를 위한 구호가 되어서도 안 되고, 특정정권 사람들을 제물로 삼아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술수나 꼼수가 돼선 안 된다”며 현 정부가 MB정부에 사정 칼날을 들이대 국면 전환을 꾀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부실기업인 성진지오텍과 삼창기업(원자력 부문)이 포스코계열사로 인수되는 과정에서 MB정부 실세들과 연관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수사망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성진지오텍 전 회장 전모씨는 MB정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창기업 이모 회장은 경주 이씨 종친회장 등을 맡으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박 전 차관과 이 전 의원이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회장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이 전 의원이 주도했던 자원외교와 관련해서도 해외 부실기업을 포스코가 인수했다는 의혹도 있어왔다.
때문에 향후 포스코건설에 대한 검찰 수사는 친이계의 우려처럼 MB정부 시절 요직을 거친 정치권 인사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