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기온이 올라가면서 봄은 우리 곁에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도시에서 봄이 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여성들의 옷차림에서이다.
고운 색깔의 원피스에 하이힐은 멋진 패션 조합이다. 하이힐은 키도 커 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각선미를 더 부각시키므로 좀처럼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의 신발이다. 하지만 무지외반증과 악연인 신발이기도 하다.
무지외반증은 엄지 발가락이 검지 발가락쪽으로 휘어지고 엄지 발가락이 발부분과 이루는 관절내측이 돌출되는 발의 대표적인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이 남성에 비해서 여성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굽이 높으면서 신발 앞이 좁은 하이힐을 신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남성 무지외반증 환자가 증가 추세인데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굽이 높은 키높이 구두나 발 볼이 좁은 구두를 즐겨 신으면서 20~30대 남성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하이힐이나 불편한 구두로 인한 후천적 요인도 있지만 선천적 요인으로는 평발과 넓적한 발, 발 뼈의 변형, 과다하게 유연한 발 등이 있다.
그리고 무지외반증이 있는 환자의 약 60%에서 부모 중 한 명이 무지외반증이고 무지외반이 있는 성인 환자의 절반이 청소년기부터 변형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 등은 유전적 요인도 무지외반증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지외반증의 주 증상은 내측 돌출 부위의 통증이다.
신발에 마찰되면서 활액막의 염증이 일어나서 이러한 증세가 나타난다.
무지외반증이 발생하면 엄지발가락쪽 관절에 체중을 딛기 불편해지면서 작은 발가락들(두 번째~다섯 번째 발가락)쪽으로 체중이 이전되어 작은 발가락들에 굳은 살과 신경종이 나타날 수 있다.
정상적인 체중부하를 못하다 보니 걸음걸이에 변형이 와 발목, 무릎, 골반 및 허리에 통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한 달 여전, 부천에 사는 20대 초반 여성이 무지외반증으로 진료를 보러 오면서 “자기는 태어나서 한번도 하이힐을 신어보지 못했다. 아예 포기했다.” 라고 할 정도로 신발 선택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굽이 낮고 볼이 넓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으며, 만약 직업상이나 개인의 취향으로 하이힐을 꼭 신어야만 한다면 신는 횟수를 조절한다든지 출퇴근할 때는 신고 사무실에서는 볼이 넓고 편안한 신발을 신고 근무해서 하이힐 신는 시간을 줄인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보조기는 통증을 줄이고 병의 진행을 늦출 목적에서 사용해 볼 수 있으나 무지외반 변형 자체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하지 않은 변형이 있을 때는 비수술적 치료를 해볼 수 있으나 중등도 또는 중증의 변형 및 증상이 있을 경우는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수술적 치료 방법은 발의 내측 부위에 튀어나온 뼈를 잘라내고 발등 쪽의 중족골이라는 뼈를 절골(의사가 치료목적으로 인위적으로 뼈를 골절시키는 것)해서 교정하며 추가적으로 엄지발가락뼈까지 교정하기도 한다.
수술 후에는 수술부위를 보호하기 위해서 특수 신발을 신고 발의 뒤꿈치와 외측으로 체중 부하하면서 보행을 할 수 있다.
수술의 목적은 통증 완환 및 제거가 주 목적이며 예쁜 발 모양으로 미용적인 만족감과 신발 선택의 폭이 넓어져 자유로워지는 것은 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