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조현아 실형 1년 "인간의 존엄과 가치 훼손, 조직 한사람 희생"(종합)

2015-02-1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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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로변경죄 인정...여 모상무 징역 8월 선고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2일 서부지방밥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실형 1년을 선고 받았다. 조 전 부사장이 법원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최수연·박성준 기자 = '땅콩 회항' 사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실형1년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는 12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집행유예 없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조현아 전 부사장과 함께 구속기소된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여모(57) 상무는 징역 8월을, 여 상무와 함께 이후 진행된 국토부 조사 전 과정에 걸쳐 개입하고 조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은 김모(55) 국토교통부 조사관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고 조직의 한사람을 희생했다"며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심이 있었고 직원을 노예처럼 부리지 않았으면 결고 발생하지 않았을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사장과 오너라는 지위에서 땅콩과 관련해 사무장을 하기시킨 것은 극히 위험한 행동"이라며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진정한 반성을 하는지 의문이 들고 사무장과 승무원이 받는 고통이 훨씬 높다"고 실형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 측과 피고인 측이 각각 유·무죄를 주장하며 첨예하게 대립했던 항공보안법위반(항로변경) 혐의에 대해 "항공보안법 제42조 항로변경은 공로(空路)뿐만 아니라 이륙 전 지상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합당하다"며 "출발을 위해 푸시백(탑승게이트에서 견인차를 이용해 뒤로 이동하는 것)을 시작했다가 정지하고 박창진 사무장을 내리게 한 뒤 출발한 바 진행방향에서 벗어나 항로변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운항 중인지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안내방송과 좌석벨트등이 켜진 점 등을 통해 출발 준비를 마친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출발했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도 항공기를 세우라고 한 점, 다른 일등석 승객도 운항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점 등을 볼 때 항공기 항로변경죄가 인정된다"고 결론지었다.

재판부는 "피고인 때문에 24분가량 출발이 지연됐고 다른 항공기 운항을 방해했으며 충돌 가능성이 있었다"며 "부사장으로서 승무원 업무배제 및 스케줄 조정 권한이 있더라도 이는 탑승 전 마땅한 절차에 따라야 하는 것으로, 지휘·감독권을 초월할 수 없다"며 항공기안전운항저해 폭행혐의와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업무방해·강요 혐의에 대해서도 조현아 전 부사장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 상무에 대해서 "비록 잘못을 했지만 회사를 위했고 초범인 점, 반성하고 있는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김 조사관에 대해서는 "국토부 감독관으로서 조사결과를 누설해 업무를 방해했으나 그로 인해 특별한 방해는 없었던 점, 여 상무와의 관계로 인해 그 부탁을 뿌리치지 못한 점 그리고 가족과 주변인의 탄원서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은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 방법을 문제 삼으며 박창진 사무장 등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 박 사무장을 강제로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여 상무와 함께 이후 진행된 국토부 조사 전 과정에 걸쳐 개입하고 조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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