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100중 추돌이 발생한 영종대교는 사고 당시 습한 대기와 복사냉각 탓에 짙은 안개가 끼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영종대교와 가장 가까이 있는 항공기상청에서 관측한 인천국제공항의 가시거리는 약 600m다. 영종대교에는 기상 관측 시설이 없어 사고 지점의 정확한 가시거리 측정은 불가능하다.
영종대교 서울방면에서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한 시간이 오전 9시 45분인 것을 고려할 때 사고 당시에도 영종대교 일대가 짙은 안개에 휩싸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사고 현장의 운전자들은 안개 때문에 앞의 차량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며칠 사이 수도권 지역에 내린 눈과 비로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아지면서 안개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영종대교 주변 바다에서도 수증기가 공급되면 다른 지역보다 더 쉽게 복사안개가 발생하게 된다.
앞서 2006년에도 서해대교 북단에서 복사냉각 현상에 따른 짙은 안개로 29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 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안개는 기상현상이긴 하지만 지형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국지적으로 발생한다. 게다가 관측망이 없어 운전자 등에게 정확한 안개 정보를 제공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수도권에서 '안개특보' 시범운영을 시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