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에 올라온 '크림빵 뺑소니 사건' 피해자 아내의 글 전문

2015-02-0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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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TV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크림빵 뺑소니 사건' 피해자 아내라고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이 보배드림 사이트에 글을 남겼다.

이 네티즌은 지난 1일 '보배드림' 사이트에 '보배 회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사건이 생각지 않게 다른 중요한 일보다 이슈화가 많이 되어 혹시나 제 글이 또 다른 문제가 될까봐 고민을 많이 했다"며 "심신의 안정과 (뱃속) 아이의 건강을 위해 인터뷰를 자제하고 있지만 회원들과 네티즌 여러분들께 꼭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 글을 올리게 됐다"고 글을 적어 내려갔다.

이어 "사고 당시 경황도 없고 사건이 원활히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막막했지만 보배드림에 CCTV 영상이 올라오고 사건의 내용이 언론에 조금씩 알려지면서, 지인들뿐 아니라 저희가 잘 알지 못하는 분들까지 이 일을 자신의 일처럼 여겨주시고 도와주셔서 얼마나 큰 마음의 위안을 받았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크림빵 뺑소니 사건 피해자 아내의 글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의 배우자입니다.

이번 사건이 생각지 않게 다른 중요한 일보다 이슈화가 많이 되어 불편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다는 것을 알기에, 혹시나 제 글이 또 다른 문제가 될까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현재 심신의 안정과 아이의 건강을 위해 인터뷰를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나, 보배드림 회원님들과 네티즌 여러분께는 어떻게든 꼭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 많은 의논 끝에 시동생 편으로 이곳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몸을 아끼지 않고 노력해주신 경찰 여러분들과 지인 분들 그리고 주변의 다른 분들께는 직접 찾아뵙거나 연락을 통해 감사인사를 드리려 합니다.)

사건이 해결된 그날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데, 많이 늦어지게 되어 죄송합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당시에는 경황이 없고 사건이 원활히 해결될 것 같지 않아 참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보배드림에 CCTV 영상이 올라오고 사건의 내용이 언론에 조금씩 알려지면서, 지인들뿐 아니라 저희가 잘 알지 못하는 분들까지 이 일을 자신의 일처럼 여겨주시고 도와주셔서 얼마나 큰 마음의 위안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특히 보배드림 회원님들과 네티즌 여러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그동안 감사의 글은 따로 올리지 못했지만, 차량 종류 추정, 번호판 판독 등… 여러 방면으로 도와주시려는 글들을 빠짐없이 다 읽어 보았습니다. 특히 몇몇 방송의 차량 주행 실험에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분들의 글을 보면서, '과연 나는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감사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저희 가족은 주변 이웃들의 큰 사랑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유 없는 죽음은 없다고 믿기에, 남편의 죽음이 저희 가족과 주변에 남긴 의미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한편으로, 이 사건이 너무 이슈화가 되다 보니, 가해자 분과 가족 분들에 관한 왜곡된 보도나 필요 이상의 시선과 질타가 몰리고 있는 것, 그리고 정작 알려져야 할 다른 중요한 사건들이 묻히고 있는 것에 대해 참 죄송하고 책임을 느낍니다.

저희는 정말 너무나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지만, 또 다른 사건으로 고통받고 계신 분들, 그리고 특히 가해자 가족 분들께서는 정말 말 그대로 평범한 일상에 날벼락을 맞은 듯한 심정이실 것입니다. 얼마 안 있으면 한 아이의 엄마가 될 사람으로서 마음 한편이 정말 불편하고 죄송했습니다.

저희가 사건에 대한 답답함 때문에 신중하게 대처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말과 행보 하나하나를 조심하려 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사건 자체를 객관적으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도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곡해해서 생각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나, 시아버님께서 인터뷰에서 밝히신 내용이 저희의 진심 그 자체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다시 볼 수 없다는 슬픔이 있어 감정적인 기복은 아직 있으나, 저희 가족 모두 짧고 굵게 이 세상을 힘차게 살다 간,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고 간 남편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편안한 곳에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기에 애통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인터뷰 내용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혹시라도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덧붙여 보았습니다).

두서 없는 글이 되었지만, 거듭 보배드림 회원님들과 네티즌분들께 정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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