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인터넷전문은행에 금산분리 규제 완화해야"… 금융업 '긴장'

2015-02-0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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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삼성증권이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을 위해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이 공개적으로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한 건 삼성의 은행업 진출 속내를 내비친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29일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에 따른 국내 금융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핀테크 대표격인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되면 금산분리와 금융전업주의를 허물고 금융권 구도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특성에 따라 다른 사업 구조를 가졌으며 공통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해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모델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성공하기 위해선 △은행으로써 고객 신뢰 확보 △사업 초기 적은 비용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 △신규 고객 유치 및 기존 고객으로 지속적 수익 창출 △소액 가계 신용을 통한 높은 마진 확보 여부 등 요건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이 보고서는 핀테크가 화두가 되고 금융위원회가 연말까지 인터넷 전문은행 1호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발표됐다. 보고서는 핀테크 산업이 제대로 흘러가기 위해선 금산분리 금융실명제 금융전업주의 등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현행 금산분리와 금융전업주의를 고수하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주체는 시중은행에 국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행법은 산업자본의 은행지분율을 4%로 제한하고 비금융 계열사의 자본총액의 총 자본의 25%이거나 자산총액이 2조원을 초과하는 비금융 주력자는 대주주 자격을 갖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러면 다양한 산업 자본은 물론 네이버·다음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및 키움증권 등 산업자본 소유 금융기관도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불가능하다. 삼성증권은 "현행 은행법상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할 수 있는 은행들이 후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며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금산분리 및 금융전업주의 등 규제들이 완화되는 것이 관건"이라며 "다른 국가처럼 금산분리를 완화해 국내 기업에 허용해 자생력을 키우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도록 안전장치 및 감독기능 강화를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이 공개적으로 금산분리를 완화 필요성을 주장한 점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산업자본인 삼성이 은행업까지 진출하기 위해 우호적인 여론몰이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제일모직,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지배구조상 금융자본이 얽혀있는 상황에서 금산분리가 완화되길 바라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금산분리 원칙 완화의 성공적인 예로 전자업계 소니은행을 들었다. 일본의 전자업체인 소니는 지난 1년 소니 지분 80%, 스미토모미쓰이 은행 16%, JP모건 4% 등으로 지분을 투자해 인터넷 기반 금융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2004년 소니파이낸셜홀딩스를 설립해 분산되었던 소니생명보험, 소니손해보험, 소니뱅크를 자회사로 편입했고 2007년에는 증권사를 소니은행 산하에 설립했다.

삼성증권은 "인터넷 전문은행에 진출해 영화 음반 방송 게임 등 소프트웨어로 사업을 다각화했다"며 "소니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일본 인터넷 전문은행 중 자산규모 2위를 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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