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육아 예능의 시작을 알린 '아빠 어디가'가 종영을 맞았다. 아빠와 아이들의 1박2일 여행을 통해 아이의 성장 과정을 보려는 의도였지만, 2년 동안 방송을 본 시청자는 '아빠 어디가'가 '아빠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18일 방송된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서는 강원도 정선 대촌마을로 떠난 여섯 아빠와 아이들의 마지막 여행이 그려졌다. 이들은 그동안 서로에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지난 추억을 떠올렸다.
'아빠 어디가'의 막내로 귀여운 매력을 톡톡히 드러낸 민율이는 어느새 10cm나 자라있었다. 그동안 아들의 성장을 모른 채 지나갔던 김성주는 "우리 민율이가 1년 만에 10cm가 컸다"고 자랑했다.
또한 김성주는 자신과 민율이의 관계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투영했다. 투병 중인 아버지를 떠올리며 "아버지가 굉장히 어린 아이가 되셨다. 저희 아버지는 그런 분이 아니었다. 엄하고 무섭고 그랬다"며 "(과거에) 왜 아버지는 다른 아버지들처럼 자상하지 못 할까하고 불평만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민율이가 '아빠가 최고'라는 말을 하는데 든든하더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갑자기 아버지 생각이 나면서 '나는 아버지에게 그렇게 했었나' '얼마나 위로가 됐었나' 생각이 들었다"고 눈물을 쏟았다.
정웅인은 딸 세윤에게 애정을 드러냈다. 정웅인은 "나중에 시집을 가고 아빠 곁을 떠나도 지금 이 시간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자 세윤은 아빠와 헤어질 생각을 하자 눈물을 터트렸다.
정웅인은 "세윤아, 언젠가는 다 헤어지는 거야. 시집가더라도 아빠 옆집에 살면 돼"라고 말했지만 이내 눈물을 보였다. 정웅인은 "좋은 추억이 있었다는 걸 항상 간직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쳐 애틋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리환이는 안정한에게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안리환은 "전 축구선수가 될 거에요. 아빠 최고에요. 아빠처럼 인기 많을 거에요. 아빠는 가족 중에서 왕이에요"라고 안정환에 대한 애정 가득한 편지를 건넸다.
안정환은 "(리환이가) 그런 말을 써준걸 보면 고맙다. 사랑하는 연인처럼 느껴진다. 나를 인정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리환이와 내가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난 아빠 사랑을 받아본 적 없어서 어떻게 키워야할 지 몰랐는데,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앞으로도 어떻게 지내야 할지 알았다"고 덧붙였다.
늘 임찬형과의 거리를 좁히고 싶어하던 아빠 류진은 아들을 위해 마녀로 변신했다. 평소 엉뚱한 모습을 보이던 류진은 산 속에 사는 마녀로 분장해 임찬형고 마주했다. 찬형이는 아빠의 연기에 속아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어색한 연기가 발목을 잡고 말았다. 류진이 찬형이 얼굴 앞에 가까이 다가가는 바람에 쉽게 눈치를 챌 수 있었던 것. 찬형이는 괜히 "처음부터 아빠인 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류진은 민망함에 "아빠가 연기를 못한다"고 변명했다.
반면, 성빈은 아빠 성동일의 모습을 단번에 눈치챘다. 산신령 분장을 하고 빈이를 찾아간 성동일은 본격적인 연기도 하기 전에 "아빠다!"라는 빈이의 외침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빈이는 어떻게 금방 알았냐는 물음에 "아빠는 아빠니까"라고 천진난만하게 대답했고, 성동일은 "기분이 좋다. 빈이가 아빠를 금방 알아봐줘서"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마지막 여행을 떠난 여섯 가족의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건 아빠와 아이들은 분명 성장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어떻게 씻기는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뭔지 전혀 알지 못하는 평범한 아빠였다. 하지만 아이들과 떠들고 장난치고 잠을 자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고, 대화와 행동으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해맑게 웃으며 쑥쑥 커가는 아이들 못지 않게 어른들의 '아빠 성장기' 역시 시청자가 그리워 할 요소임이 분명했다.
한편, '아빠 어디가' 후속으로는 '애니멀즈'가 방송된다. '애니멀즈'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여러 동물들과 스타들이 같이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프로그램으로 오는 25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