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위메프에 이어 편의점 GS25의 '열정페이'도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초 논란이 됐던 열정페이 편의점 점주가 구인 사이트에 최저 임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편의점은 최근 GS25 가맹점으로 밝혀졌다.
편의점 점주는 구인 사이트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에 "전화로는 시급을 말씀 드리지 않는다. 돈 벌기 위해 편의점 근무(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열심히 하는 분은 그만큼 챙겨드리도록 하겠다. 좋은 인연 만들었으면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게시글은 SNS 등을 통해 퍼지며 취업 준비생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게시글이 인터넷상에 퍼지고 논란이 된 올해 초에도 인상된 최저임금인 5580원으로 변경하지 않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게시물은 현재 내려간 상태다.
이같은 논란에도 GS리테일(대표 허승조)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 본사는 넋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가맹점을 내주고 가맹비만 챙길 뿐 점주들의 관리·감독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GS25 관계자는 "평소에 편의점 운영 주의사항, 서비스 등 관련된 부분들을 가맹주들에게 알리고 있지만 본사는 기본적인 가맹사업 시스템과 마케팅 여건을 제공하는 것일 뿐"이라며 "가맹점주는 개인 사업자로 자신의 가게를 직접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 교육 외에 모든 것들이 통제가 되는 부분이 아니다"며 "모든 프랜차이저들이 이같은 시스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어떠한 생각으로 이러한 게시글을 올렸는지 묻기 위해 점주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다음에 통화하자"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이 공고가 논란이 되면서 각종 인터넷 포털에서는 '편의점 열정페이'라는 말이 검색어 상위권에 계속 오르 내렸다.
열정(熱情)과 '페이(pay·급여)'를 합친 말인 열정페이는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를 줬다는 구실로 취업 준비생을 착취하는 행태를 뜻하는 신조어다.
일부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인턴에게 쥐꼬리 같은 활동비만 주고 정규직처럼 부리면서도 '당신의 열정을 사겠다'는 거창한 명분을 내거는 것을 최근 젊은 세대들이 풍자한 단어다.
문제는 경력이나 스펙에 도움도 안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조차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듯한 글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최근 구직 중인 청년들은 '위메프 해고 논란'과 '이상봉 디자인실 급여 논란' 등으로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위메프가 정직원 채용을 빌미로 수습 직원에게 2주간 정직원 수준의 영업을 시킨 뒤 2주 만에 전원 해고한 사실이 알려지며 청년들의 분노를 가중시켰다.
위메프는 하루 14시간 가량 일한 수습 직원들에게 해고 뒤 시급3000원 꼴인 일당 5만원을 지급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또 패션노조와 청년유니온은 7일 이상봉 디자이너가 '월급 10만원 견습, 월급 30만원 인턴, 최저임금 이하의 정직원 채용'과 같은 창의적인 방식으로 패션계에 갓 진입한 청년들의 열정과 노동을 착취했다"고 주장하며 '2014년 청년착취대상' 수상자로 지목했다.
이같은 문제가 잇따라 터져 나오자 정부 차원에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업주에 대해서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