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남녀관계 중 가장 중요한 것을 알려주는 ‘오늘의 연애’

2015-01-0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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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오늘의 연애'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오래된 친구, 직장 상사, 소개팅으로 만난 이성, 지하철에서 전화번호를 주고 받은 남과 여 등 연인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은 주변에 널려 있다. 어떤 계기, 어떤 상황이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를 연인으로 만든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귀지는 않고 일명 ‘썸’만 타는 인구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영화 ‘오늘의 연애’(감독 박진표·제작 팝콘 필름)가 페이스북을 통해 온란인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전국 10~40대 남녀 2102명이 응답한 결과 전국 남녀 30%가 현재 썸을 타는 중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오늘의 연애’는 그 30% 중 한 명인 ‘답답남’ 강준수(이승기)와 ‘여지녀’ 김현우(문채원)에 대한 영화다.

초등학교 교사로, 여자들이 원하는 대로 다 해주다가 늘 사귄지 100일 전에 차이는 남자 준수는 사실 인기 기상캐스터이자 ‘죽마고우’인 현우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대놓고 사귀자고는 못한다. 허물없는 친구로서 늘 현우의 뒤를 봐준다. 술을 같이 마셔 달라고 하면 콜라로 대신해 마셔주고, 데리러 오라고 하면 데리러 가고. 때리면 맞아주고 욕하면 받아준다. 집안 청소 및 설거지는 기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현우가 푹 빠진 유부남 동진(이서진) 때문에 속이 상한다. 현우의 직장 상사인 동진은 현우의 마음을 빼앗고도 그녀의 사랑에는 “나에게 기대하지는 말라”고 보호막을 친다. 아내와 아이는 외국에서 조기 유학 중인 기러기 아빠 신세라 현우와 쉽게 빠졌으리라.

동진만으로도 버거운데 준수는 군대 고참이자 스트리트 포토그래퍼인 효봉/앤드류(정준영) 때문에 더욱 골치가 아프다. 선임이었던 효봉이 준수에게 전화를 걸어 현우를 소개시켜달라고 했기 때문.

준수는 조금씩 현우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기로 하지만 현우는 “결정적으로 너는 흥분이 안돼”라면서 퇴짜 아닌 퇴짜를 놓는다.
 

[사진=영화 '오늘의 연애' 스틸컷]

박진표 감독은 ‘너는 내 운명’(05) 때와는 다른 결로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 ‘너는 내 운명’은 첫 눈에 반해버린 동네 다방 레지 은하(전도연)에 대한 노총각 석중(황정민)의 순진하면서도 조건없는 사랑을 그렸다. 진정한 사랑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너는 내 운명’과 달리 ‘오늘의 연애’는 분명한 불륜이지만 마음이 시키는 대로, 아픈 사랑을 하는 현우와 동진도, 무턱대고 들이대는 직설적인 효봉의 사랑도 다 사랑의 한 방식이라고 말한다. 준수와 현우의 친구(고윤)는 자신이 운영하는 술집의 종업원 민아(리지)의 애간장을 태우며 “지켜주는 게 멋있다”고 자신만의 사랑 철학을 피력한다.

정말로 감정이 없다고 느꼈던 누군가에게서 다시 사랑을 느낄 수 있고, 떨림이 없어도 이어지는 게 남녀의 사랑이라고.

‘밍밍했던 찌개도 계속 끓이다보면 간이 맞아지는 것’처럼 사랑은 처음부터 톱니바퀴 마냥 딱 맞을 수는 없지 않을까? ‘운명은 만나는 것보다 알아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이 생각난다.

15세이상관람가로 오는 14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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