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국내 10대 건설사의 현직 최고경영자(CEO)가 내년에도 지휘봉을 잡는다.
올해 경영실적이 대체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에 따라 변화 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6일 인사에 따라 정수현, 김위철 사장이 각각 유임됐다. 기존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정 사장의 경우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하게 된다.
올해 CEO로 취임한 최치훈 삼성물산(건설부문) 사장 역시 이달 초 삼성그룹 인사에서 유임이 확정됐다.
나머지 건설사별 유임 CEO는 △대림산업 김동수‧이철균 사장 △대우건설 박영식 사장 △GS건설 임병용 사장 △롯데건설 김치현 사장 △SK건설 조기행‧최광철 사장 △한화건설 이근포 사장이다.
아직 인사가 발표되지 않은 포스코건설의 경우 내년 1월로 예정된 포스코의 임원 인사를 통해 황태현 사장의 유임 여부가 결정된다.
대형 건설사의 CEO가 대거 유임된 것은 일단 올해 경영실적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각 건설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0개 건설사의 2014년 1~3분기(1~9월) 영업이익은 1조712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961억원에 비해 5165억원(43.18%)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건설사 중 6곳의 영업이익이 증가하거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특히 GS건설은 지난해 1~3분기 7594억원 적자에서 167억원 흑자로 돌아서 전체 실적 추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은 영업이익이 2452억원에서 3842억원으로 1390억원(56.69%)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CEO가 유임됐다는 것은 올해 사업구조나 경영방침이 내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에 갑작스러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기 보다는 기존 체계를 안정시키는데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SK건설의 경우 올해 국내외 건설시장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추진했던 일하는 방식의 혁신, 일명 ‘일혁신’을 내년에도 계속해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은 수익성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기존 프로젝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일혁신을 통해 지난해 1~3분기 3148억원 적자에서 올해 같은 기간 61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이 밖에 CEO를 제외한 부사장급 이상 고위 임원 인사에서도 올해 사업실적에 대한 평가와 내년 사업 구상을 읽을 수 있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은 건설 및 주택사업 담당 임원을 사장 또는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사업역량 강화에 나섰다.
대림산업은 건축사업본부장인 김한기 전무가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GS건설 역시 주택부문 대표인 우무현 전무가 부사장 자리에 앉았다.
현대건설은 건축사업본부장인 김인수 전무와 국내사업본부장인 김형일 전무가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다른 건설사들은 인사 시즌에 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함으로써 내년 사업의 밑그림을 그렸다.
대우건설은 해외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인사와 함께 원자력분야 영업 강화를 위한 원자력사업단과 알제리 사업 확대를 위한 알제리본부를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