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운 기자 = # 최모씨(38)는 최근 전자담배를 구입했다. 한갑에 2000원 넘게 오르는 담뱃값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흡연량이 하루 한갑인 최씨는 한 달에 6만원이나 추가되는 지출로 인해 심적 부담도 느꼈다. 이번 기회에 금연도 고려할 계획이다.
전자담배와 금연보조제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내년부터 담뱃값이 대폭 인상되면서 전자담배로 돌아서거나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자담배와 금연보조제(금연초, 금연파이프 등) 등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28일 여야가 담뱃값 2000원 인상을 최종 합의한 직후부터다.
G마켓의 전자담배 매출은 12월들어 전년 동기대비 무려 16배 가량 신장했다. 금연보조제도 3배 이상 늘었고, 금연용품(흡연측정기, 금연스티커 등)도 4배 이상 증가했다.
11번가의 12월 전자담배 및 금연보조용품 매출도 전년 동기대비 10배 이상 신장했다.
옥션도 12월 한달 동안 소위 '결심상품'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금연보조용품 판매는 무려 9배나 늘어났다.
주간 판매량 추세로 봐도 금연보조용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월 1주 670%, 2주 790%, 3주 960%, 4주 1210% 증가해 연말로 갈수록 판매량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연보조용품 가운데 금연초-금연패치 등 금연보조제 판매량은 같은 기간 약 48배 증가했고, 전자담배 등의 전자기기 보조용품은 같은 기간 450% 판매가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6월 보건복지부가 담뱃값 인상 방침을 밝힌 후 금연보조제로 알려진 전자담배류의 매출이 꾸준히 늘기 시작했다"며 "내년 담뱃값 인상안이 확정돼 금연을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관련 상품 매출이 하반기에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담뱃값이 갑당 2000원씩 오를 경우 판매량은 약 34%, 국내 담배회사들의 매출은 연간 94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