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 올해 연말은 '갑질' 논란으로 뜨겁다. 대한항공 '땅콩회항'으로 촉발된 이 논란은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당한 갑을관계를 다시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권리관계에 기인한 갑질은 우리 사회에 생각보다도 훨씬 깊숙이, 넓게 뿌리 박혀 있다. 얼마 전에도 한 국립대 교수가 지위를 악용해 제자를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2013년에는 남양유업이 '밀어내기'로 도마에 올랐다. 주위를 둘러봐도 원청 및 하청업체 간 문제, 사회적인 지위로 인한 갑을관계를 흔히 볼 수 있다. 논란이 일어날 때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늘 갑을관계에 묶여 있는 셈이다.
갑을관계는 주식시장에서도 볼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갑은 누구일까? 큰 돈을 굴리는 기관이나 외국인이 먼저 떠오른다. 반대로 개인 투자자를 이르는 개미를 갑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 개인 투자자는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뒤처지는 자본력, 정보력 탓에 항상 지갑을 털리기 일쑤다. 주식시장을 떠받쳐온 존재이지만, 제대로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동안 주요 상장사는 주주친화정책에 인색했다. 투자는 망설이면서 사내유보금을 늘리고, 배당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적게 줬다. 애국 마켓팅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었지만 개인 투자자에게는 늘 갑처럼 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