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빅3(문재인·정세균·박지원 의원)의 불출마 요구가 봇물을 이루면서 내년 2·8 전국대의원대회(전대) 판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박 의원이 친노(親盧·친노무현)그룹 좌장인 문 의원을 꺾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새정치연합 전대 선거인단 중 대의원 비율(45%)이 가장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여론조사다. 앞서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준비위원회(위원장 김성곤 의원)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 및 일반국민 25%로 하는 전대 룰을 확정했다.
이번 조사는 타 언론사에서 공표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지도 10%가 넘는 후보자에 한해 조사했다.
◆박지원, 수도권과 충청∙호남 VS 문재인, 영남권 각각 우위
눈여겨볼 대목은 지역별 대의원 조사 결과다. 호남 맹주인 박 의원은 호남(23.7%)을 비롯해 서울(40.8%)과 경기·인천(32.0%), 충청권(32.7%) 등에서 1위를 기록했다. 애초 수도권에서는 18대 대선 당시 전국적 인지도를 높인 문 의원이 앞설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문 의원은 당시 48.9%의 역대 야권 후보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세간의 예상을 깨고 박 의원이 앞선 것이다.
대구·경북(44.8%)과 부산·경남·울산(37.7%)에서 1위를 기록한 문 의원은 △서울 18.4% △경기·인천24.8% △충청권 28.0% 등에서 박 의원에게 패했다.
정 의원은 △호남(23.7%) △강원·제주(21.6%) △경기·인천20.3% 등에서 20%대의 지지도를 보이면서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는 문 의원이 32.6%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박 의원(28.3%)과 정 의원(14.7%)이 뒤를 이었다. ‘기타 후보’ 및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4.4%로 집계됐다.
지역별 권리당원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에서는 문 의원과 박 의원이 30.2%로 공동 1위를 기록했고, 정 의원이 18.1%로 3위를 차지했다.
문 의원은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에서 52.0%와 37%로 1위를 기록했고 박 의원은 경기·인천 33.6%에서 가장 높은 지지도를 기록했다. 관심을 모은 호남 권리당원 조사에서는 문 의원(32.8%), 박 의원(28.4%), 정 의원(13.4%) 등의 순이었다.
호남 대의원과 권리당원 여론조사에서 문 의원과 박 의원이 1승 1패를 기록함에 따라 향후 호남 쟁탈전을 둘러싼 양측이 선점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빅3 불출마와 관련해선 ‘출마해야 한다’가 52.2%, ‘불출마해야 한다’는 37.1%로 과반 이상이 빅3 출마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원씨앤아이는 이와 관련해 “권리당원의 전 연령층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고, 강원∙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도 출마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각 의원 지지층별로 출마에 대한 여론이 높은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20~22일 사흘간 전국 새정치민주연합 대의원 1009명과 권리당원 1005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ARS 방식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대의원 19.4%, 권리당원 8.2%이며,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