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대한민국 ‘최고의 경륜왕’을 가리는 그랑프리 경륜이 이번 주 스피돔을 뜨겁게 달군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이창섭) 경륜경정사업본부 주최로 광명스피돔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경륜 최고 선수들의 대결인 만큼 26일 예선부터 불꽃 튀는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어 준결승을 거쳐 올라온 7인의 철각들이 마침내 28일 그랑프리 우승컵을 놓고 대망의 결승전을 펼친다.
최고 권위의 대회라 상금규모도 1억 5천만원으로 역대 최고액이다. 그랑프리 챔피언에는 4,200만원 2·3위에게는 각각 3,000만원과 2,4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열리기 때문에 예선전에서 한 번 이라도 2위 밖으로 밀려나면 준결승은 물론 결승 진출도 좌절된다. 금요예선부터 선수들의 피 말리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이유다.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지게 될 이번 대회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는 박용범(26·18기)이 꼽힌다. 슈퍼특선급 가운데 가장 어리지만 올 시즌 빅매치 우승 2회, 준우승 4회 등 특선급 선수 중 가장 많은 트로피를 가져가며 데뷔 후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 부동의 랭킹 1위를 지키고 있고 최근 창원에서 열린 2014 송년특별경륜에서도 우승하며 경륜 최강자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상금도 이미 2억원을 넘어선데다 그랑프리 우승까지 거머쥔다면 이명현이 보유하던 역대 최고 상금(2억 3천만원) 기록도 갈아치우게 된다.
하지만 그랑프리 우승을 위해서 넘어야할 도전세력도 만만치 않다. 우선 이욱동(31·15기)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10월 이후 16전 10승, 연대율 94%를 기록 중일 만큼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회전력과 스피드는 확실히 전성기 시절에 버금갈 정도라는 평가다.
2008년 말 데뷔하자마자 이듬해 그랑프리 우승으로 ‘경륜 마왕’의 칭호를 얻었던 그가 긴 잠에서 깨어나 5년 만에 다시 그랑프리를 제패한다면 향후 경륜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두 번의 빅매치에서 박용범을 긴장시키며 2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던 만큼 박용범 입장에서는 가장 껄끄러운 상대다.
여기에 2011-12 2년 연속 그랑프리를 정복한 뒤 지난해 그랑프리 3위에 그쳤던 이명현(30․16기) 역시 명예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즌 첫 대상(SBS 스포츠배) 우승 이후 열린 여섯 번의 대상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지난 창원 송년특별경륜에서 3위에 오르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한편 경륜 관계자는 “박용범의 상승세가 눈에 띄지만 최근 정상급 선수들의 기량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 그랑프리 우승자 예측이 쉽지 않다. 개인의 능력 못지않게 연대세력간의 조화가 어느 정도 이뤄지느냐가 이번 대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