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불어나는 '외상거래'에 즐거운 비명

2014-12-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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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증권사가 늘어나는 '외상거래'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돈을 빌려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가 증가할수록 이자수익도 함께 불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일모직을 비롯한 기업공개(IPO) 특수도 주관ㆍ인수 증권사에 반짝 이자수익을 안겨줬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신용융자거래 잔액은 12일 현재 5조215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2013년 말 4조1918억원에 비해 24.41% 늘어난 액수다.

올해도 증시 수익률이 눈높이에 못 미쳤지만,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를 개선한 영향이 컸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연간 코스피 평균치는 2013년 1962선에서 올해 1984선까지 오를 전망이다. 여전히 2000선 미만이지만, 주가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진다는 얘기다.

시장별로는 코스피보다 코스닥에서 돈을 빌려 거래하는 투자자가 더 많이 늘었다.

코스피 신용융자 잔액은 12일 기준 2조616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3.78% 증가했다. 이에 비해 코스닥은 2조5986억원으로 같은 기간 37.34% 늘었다. 대형주가 올해 들어 6% 넘게 하락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1.87%와 21.04%씩 오른 영향이 컸다.

국내 상위 10개 증권사는 현재 1~15일 동안 돈을 빌려주고 7~8% 이자를 받고 있다. 3개월 후부터는 이자율이 9~10%를 넘어서며, 연체할 경우에는 최대 12%까지 높아진다.

증권사는 주가하락으로 담보가치를 밑돌면 반대매매로 빌려준 돈을 회수할 수 있다. 연체나 채무불이행 위험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단기에도 7~8% 이자를 받아 쏠쏠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앞서 10월 국정감사 때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실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국내 10대 증권사는 상반기 하루 평균 신용융자 잔액이 3조750억원에 달했다. 이를 통해 올릴 이자수익은 올해에만 24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일부 증권사는 공모주 청약으로도 큰 재미를 봤다.

10~11일 진행한 제일모직 일반공모 청약에는 역대 최대인 총 30조649억원이 증거금으로 들어왔다. 주관ㆍ인수사인 KDB대우증권 및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KB투자증권이 증거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고 받은 이자수익(예탁금이용료) 추정치는 약 41억원에 달한다.

먼저 상장한 삼성SDS 청약 때도 총 15조5520억원이 유입됐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5개 증권사는 이자수익으로 약 20억원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증권사 이자수익이 위험에 비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반대매매가 가능한 신용융자거래에 대해 일반 신용대출보다 높은 이자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융자거래 이율을 정하는 방법은 증권사마다 다르다. 최종 환급시점 이율을 대출 전체에 적용하는 소급법이나 보유기간마다 다른 이율을 적용하는 체차법이 주로 쓰인다.

소급방식을 적용하는 우리투자증권은 보름 후 갚을 경우 5.9% 이자를 받는다. 이에 비해 석 달을 갖고 있으면 이자가 9%까지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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