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미국 애플은 기술개발(R&D) 거점을 내년 봄에 일본 요코하마에 설립할 예정이다.
기술개발 거점을 미국 국내에 집중시켜왔던 애플이 일본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일본은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태로 애플이 이 분야에 대한 연구와 데이터 수집, 관련업체 협력 등을 시야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미 일본 가나가와현(神奈川県)에서 건강 관련 제휴를 진행시키고 있다. 가나가와현은 지난 10월부터 개인의 혈압과 혈당치 등 대량의 데이터를 산관학(産官學) 협력으로 축적해 새로운 건강관련 서비스 창출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동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히타치제작소, 후지츠, 타니타(체지방계 세계 1위 업체)등과 함께 애플도 추진 조직에 이름이 올라있다.
또 애플이 R&D 거점을 설립할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지구에는 ‘라이프이노베이션 국제전략종합특구’가 설치돼 있다. 이 특구는 일본정부가 글로벌기업의 건강관련 산업 창출을 목표로 향후 규제완화 등이 기대되고 있다.
애플은 내년 초에 건강관리기능이 탑재된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단말기 ‘애플워치’를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건강관리 서비스 분야를 확대시키기 위한 근거지를 요코하마에 두려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또한 헬스케어 관련 벤처기업 지원단체 ‘J헬스인큐베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습관에 관한 폭넓은 데이터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을 이노베이션의 거점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애플과 일본 부품업체의 관계개선을 위한 노림수가 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애플은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지면서 ‘규모의 힘’을 바탕으로 일본을 포함한 여러 부품업체에 대해 대폭적인 가격 인하와 거액의 선행투자를 요구하는 등 강경한 교섭 자세를 보여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애플의 부품업체에 대한 접근은 결과적으로 부품업체를 피폐시키고 애플의 기술혁신과 개성있는 상품을 만드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