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정착한 지 14년 된 화가 김품창은 '제주 환상' 동화같은 그림으로 풀어낸다. 지난 10일부터 서울 인사아트센터 제 4전시장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은 제주의 풍광과 다정한 가족들의 화목함이 따뜻하게 전해진다. 그림 속 사람들은 말이 없지만 다정하고 서로 아끼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삶은 온전히 껴안은 듯 따뜻한 가족애를 풍기는 작품에 대해 평론가 정화성씨는 "현실과 이상적 염원에서 이제 거울 앞으로 돌아와 자신과 가족을 관조하며 실재적 삶의 장소인 제주로 치환시키고, 비로소 화가로서 앞으로 제주의 삶이 뭍에 대한, 혹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부정(negative)이 아닌 온전한 안착의 태생적(nativity) 지점처럼 여기고 있다는 점이 엿보인다"고 밝혔다,
한땀 한땀 점점점 새긴 색책들의 향연은 잔잔한 파동을 전한다. 작가는 "나의 그림은 모든 자연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명체와 인간이 서로 어울리는 공간이며, 그들 모두가 서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소통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상세계"라고 했다.
'어울림의 공간-제주환상'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김품창 제주의 꿈을 그리다' 전시회에선 제주에서 작가가 살면서 느낀 삶의 소회와 성찰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된다. 고래등을 타고 말과 함께 뛰놀며, 문어와 헤엄치며, 돼지를 보듬는 아이들, 아버지와 딸의 따뜻하고 아련한 포옹이 부러워지는 그림이다.
2001년 제주로 내려간 작가는 그곳의 자연을 배경으로 현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일상과 동식물, 새 등을 친근한 모습을 전복껍데기등에 그려왔다. 전시는 22일까지. 박현주기자 hyun@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