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주은 기자 = 모두가 밴 헤켄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행여나, 혹시나 했다. 다행히 그가 호명됐을 때 안도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응당 받아야할 선수가 받는 상이었지만 2012년의 그 사건 때문에 이번 밴 헤켄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뜻 깊다.
시간은 2년을 거슬러 2012년 골든글러브 시상식. 골든글러브 투수부문에는 당시 넥센의 브랜든 나이트와 삼성의 장원삼이 경쟁이었다.
그럼에도 골든글러브는 장원삼에게 돌아갔다. 무려 팀을 위해 51.2이닝이나 더 던지면서도 더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가 단지 외국인 선수였기에 기자단은 장원삼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다. 명백한 외국인 선수 차별 투표였고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부끄러운 투표였다. 야구를 보는 상식적인 선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투표에 팬들은 분노했지만 결과가 바뀔리는 없었다.
다행히 2년 후에는 무려 20승을 기록하고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한 ‘외국인 투수’ 밴 헤켄이 별 이견 없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승의 임팩트와 함께 팀이 다행히 준우승까지라도 차지한 것이 컸다. 게다가 다른 후보들도 밴 헤켄에 미치지 못한 점도 컸다.
가장 큰 것은 아마 기자단 내에서의 자성의 목소리 때문이었을 것이다. 2년전 사례를 통해 워낙 비난 여론이 컸기에 이번에는 정당한 투표를 하자는 여론이 힘을 얻었을 것. 결국 이번 밴 헤켄의 수상은 ‘외국인 투수 선배’ 나이트가 닦아 놓은 길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