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문은 이날 북한 소식통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했다는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지난 10월 평양 시내에서 건설 중이던 국방위 신청사 건물이 완공 이전에 붕괴되면서 북한 인민군 병사와 노동자 등 약 8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 군 당국은 외국 위성에 사고 현장이 포착되지 않게 하려고 현장을 차단한 채 이틀에 걸쳐 잔해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고 도쿄신문은 소개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평양시 평천구역에서 공사 중이던 23층 아파트가 붕괴해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붕괴사고는 위성 사진과 관광객 목격 등으로 국제사회에 알려졌고 사고 후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등 간부들이 유족에게 사죄한 사실이 북한 관영 매체에 보도됐다.
도쿄 신문은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주문으로 스키장, 수영장 등 대형 오락시설을 건설하고 있다"면서 "방대한 재원과 자재, 인력이 (위락시설에)우선적으로 투입된 여파가 다른 건설현장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잇따라 발생하는 사고는 현실과 동떨어진 전시성 사업이 체제의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 악화되고 있는 체제 불안을 달래는 과정에서 조급증도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다.
더구나 이번에 붕괴된 국방위원회 건물은 김 제1위원장이 지도하는 북한 최고권력기구로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 거꾸로 '김정은 체제' 안정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국방위 신축청사 붕괴와 비슷한 시기인 10월 중순에도 평양 낙랑구역 일대에 건설 중이던 38층 아파트 일부가 내려앉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18층에서 작업 중이던 23세 여성 돌격대원이 추락사하는 등 인명피해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앞서 지난 5월에는 평양 평천구역에 건설 중이던 23층 아파트가 붕괴하면서 상당한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아파트에는 이미 92가구가 입주해 있었다.
한 소식통은 "저번에 무너진 38층 아파트는 사고 이전에도 건물 중간 부분이 튀어나와 있는 등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면서 "이번 사고도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 및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이 3대 세습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시성 사업에 방점을 둔 데다, 무리하게 속도를 강조하면서 빚어진 참극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북한 당국이 김정은 체제 최대 치적으로 자랑하고 있는 마식령 스키장 조기 개장도 이 같은 '속도전'의 대표적 사례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5월 마식령 스키장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해 "올겨울 개장할 수 있도록 건설을 다그치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