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삼성그룹이 4일 발표한 임원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연령과 성별이라는 성역을 파괴한 점이다.
올해 여성 승진 규모는 14명으로 전년에 비해 1명이 줄었다. 하지만 신경영 출범 초기 공채 입사자들이 나란히 상무로 승진하거나 예정보다 1~2년 먼저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임원들이 나왔다. 특히 중공업 최초로 여성임원을 발탁한 점은 그룹의 성역 없는 인재 등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HP 출신으로 이번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 하혜승 삼성전자 상무는 프린터 사업 부문 경력을 살려 사업 관련 주요 거래선과의 전략적 제휴 등으로 회사 수익 확대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상무로 진급한 삼성전자 소속의 류수정 부장, 전은환 부장, 안재희 삼성생명 부장, 정원화 제일기획 부장은 예정보다 1년 먼저 상무로 승진하는 영광을 누렸다.
또 조선업계 최초 여성 주재원으로 주목 받았던 박형윤 삼성중공업 부장은 상무로 승진하며 중공업 최초의 여성임원으로 눈길을 모았다. 회사 측은 “런던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세계 최초 초대형 에탄운반선 수주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해 수주 극대화에 기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외국인 임원 인사에서도 파격이 이어졌다. 상무로 승진한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의 프라나브 VP와 삼성전자 미국법인 컨슈머(Consumer) 영업을 담당 중인 데이브다스 SVP는 각각 33세와 39세로 나이와 국적에 관계없는 인재 제일의 경영철학을 내보였다.
삼성은 “연령과 연차를 불문하고 해당 분야에서 탁월한 실적을 거둔 인력들을 과감히 발탁하여 성과에 대한 보상과 함께 지속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동기를 부여했다”면서 “특히 30대 해외 현지인의 본사 임원 승진이라는 파격을 통해 실력과 성과에 기반한 인사철학을 다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 2013년 미국 팀백스터 부사장, 2014년 중국 왕통 부사장에 이어 세 번 째로 데이비드 스틸 전무(삼성전자 북미총괄 기획홍보팀장)가 본사 부사장으로 승진해 글로벌 시장 및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나선다.
삼성그룹은 “해외법인 우수 인력의 본사 임원 승진을 지속 유지해 현지인들에게 미래 성장 비전을 제시함은 물론 국적, 인종에 관계없이 핵심인재를 중용하는 삼성의 ‘인재 제일’ 경영철학을 지속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외국인 승진 규모는 9명으로 지난해 12명에 비해 소폭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