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박현준 기자 = 이재용 부회장 체제 아래 실시된 삼성의 첫 임원인사는 성과주의 대원칙을 따랐다.
실적부진에 따라 승진자 수가 지난해 476명에서 올해 353명으로 대폭 줄어든 것이다. 그러면서도 발탁‧여성‧외국인 승진 인사 규모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 세대교체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으로 역대 최대인 86명을 배출한 발탁 인사도 56명으로 감소했다. 단, 2012년 54명, 2013년 74명 등과 비교하면 발탁 수준을 유지한 셈이다.
승진연한 2년 이상 발탁 인원은 지난해와 동일한 규모를 유지했다. 삼성전자 신유균 상무(전무 승진, 2년 발탁) 등 총 9명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중 삼성전자 임원이 5명이나 포함돼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해 처음 실시한 이번 인사의 ‘신데렐라’가 됐다. 전체 발탁 인사 규모는 부사장 8명, 전무 16명, 상무 32명이다.
신임 임원의 평균연령도 46.7세로 지난해 47세보다 젊어졌다. 지난 1일 사장단 인사에서도 승진자가 모두 1960년 이후 출생자로 채워지는 등 세대교체가 속도를 낸다.
높은 성과를 올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예년보다 승진규모를 확대해 지난 사장단 인사에 이어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원칙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의 전체 승진규모는 지난해 227명에서 165명으로 감소했으나 메모리사업부 승진은 22명으로 지난해 20명보다 확대됐다.
삼성은 또 여성 임원 승진으로 여성 인력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올해 14명으로 2013년 12명, 2014년 15명 등 여성 임원 승진자를 꾸준히 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경영 출범 초기(1992~1994년)대졸 공채 출신의 여성 인력을 신임 임원으로 승진시켜 본격적인 여성 공채 임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 박정선 부장(상무 승진, 1994년 공채), 삼성전자 박진영 부장(상무 승진, 1994년 공채) 삼성SDS 정연정 부장(상무 승진, 1994년 공채) 등이 그 대상이다.
해외법인 우수 인력의 본사임원 승진도 눈에 띈다. 2013년 10명, 2014년 12명에 이어 내년에도 9명이 승진하게 됐다. 특히 2013년 미국 팀백스터 부사장, 2014년 중국 왕통 부사장에 이어 세번째로 데이빗스틸 전무(삼성전자 북미총괄 기획홍보팀장)를 본사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글로벌 시장 및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강화의 중책을 맡겼다.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 프라나브 VP(상무 승진, 33세), 삼성전자 미국법인 컨슈머영업 데이브다스 SVP(상무 승진, 39세) 등 30대 해외 현지인의 본사 임원 승진이라는 파격도 이뤄졌다.
승진자 중 경력 입사자의 비율도 예년 수준을 유지해 전통적인 순혈주의를 타파했다. 경력 입사자 승진 비율은 2013년 152명, 31.3%에서 2014년 171명, 35.9%, 2015년 118명, 33.4%를 나타내게 됐다.
삼성은 이번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고, 조만간 각 사 별로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