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국내 벌크선 부문 1위 선사인 팬오션의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팬오션의 인수 예상 가격이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찰 가능성과 함께 대기업들이 뒤늦게 팬오션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법원과 팬오션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윤준 수석부장판사)는 전날 팬오션의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이 8500억 이상의 유상증자 내용을 포함한 핀오션의 입찰 허가신청을 인가했다.
다만 본입찰 시기는 예상가액이 증가한 점을 감안해 기존 12월11일에서 16일로 5일 연기됐다.
이날 법원의 결정으로 팬오션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8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야 하는 만큼 최소 8500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해졌다.
여기에 지분인수를 위한 회사채 발행 액수 등을 포함하면 총 인수 예상 금액은 최소 1조원에서 최대 1조원대 후반대 까지도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당초 1조원이면 충분히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던 팬오션의 예상 매각가가 예상보다 치솟으면서 인수 후보군들의 주판도 빨라졌다.
앞서 팬오션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는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 대한해운, 닭고기 전문업체 하림, 사모펀드 운영사인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RR), 도이치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5곳이다.
우선 팬오션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하림이 이번 인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이다.
하림은 김홍국 그룹 회장의 주도아래 팬오션 인수를 통해 글로벌 곡물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으로 적극적인 인수의사를 밝히고 나선 상황이다.
하림은 현재 중국 연해주와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에 곡물 공급기반 사업 진출을 진행 중이며, 인도네시아에서는 곡물 수집 및 유통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팬오션의 예상 인수가액이 높아지고, NS쇼핑의 상장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하림이 그만한 자금력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업계에서 나온다.
대한해운의 SM은 업계에서 팬오션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기업으로 꼽히고 있지만 역시 예상 인수가액의 증가로 인수 가능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본입찰 마감을 앞두고 기존에 논의 됐던 대기업들이 인수전에 뒤늦게 뛰어 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수의향서 제출이 실사를 위한 절차인만큼 기존에 팬오션 인수를 꾸준히 검토해 오며 사실상 실사 작업을 진행해 왔던 대기업들이 분위기에 따라 뒤늦게 본입찰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후보군인 KRR, 한국투자파트나스 등의 FI(재무적투자자)와 함께 SI(전략적투자자)로서 뛰어들 가능성도 나온다.
팬오션의 대기업 인수 후보군으로는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와 SK, CJ, LS, 포스코 등이 거론돼 왔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현재 팬오션의 실적이 안정화를 찾고 있는만큼 채권단에서 이번 인수전이 유찰돼더라도 1~2년 뒤 재매각을 노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팬오션 관계자는 "매각 여부와 관계없이 팬오션은 지난 1분기 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해 위험요인들을 거의 털어낸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실적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