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코트라(KOTRA)는 엔저 장기화와 한일 관계 경색으로 고전 중인 우리 수출기업들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26일 서초구 염곡동 본사에서 ‘엔저 이후 수출환경 변화와 대응전략 설명회’를 개최했다.
먼저 ‘엔저 극복을 위한 대일 진출 전략 및 우리 기업의 과제’에 대해 발표자로 나선 정혁 코트라 일본지역 본부장은 일본 내 다수의 연구기관이 내년 엔-달러 환율을 평균 117엔까지로 내다보고 있어, 엔저 가속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대응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정 본부장은 단기적으로는 환율 변동을 반영해 가격 조건을 변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을 통한 비용 절감과 디자인·성능 등 제품 차별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엔저를 오히려 활용하는 것으로 승부수를 띄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엔저를 활용한 우리 기업의 사례로는 일본 두부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지난 6월 아사히식품공업주식회사를 인수한 ‘풀무원’이 소개됐다.
아울러 이번 설명회에서는 엔저와 한일관계 악화의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진출 기회를 엿볼 수 있는 3개 분야에 대해 일본 내 굴지 기업의 전·현직 구매 담당자가 연사로 나서 우리 기업의 진출 전략을 제시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건자재 부분에서는 도쿄타워와 도쿄돔 등을 시공한 일본 5대 종합건설사 다케나카공무점의 요네모토 다카유키 조달전략그룹장이 연사로 나서 대지진 복구사업, 국토강인화 계획, 2020 올림픽 개최준비로 건자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해외 조달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특수타일, 납유리, 테라코타, 알루미늄 루버, 팹 철골 등이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섬유제품 전문 상사 쿠라보우 인터내셔널의 나카무라 토모코 구매책임자는 한국기업은 소재준비나 납기에 민첩하고 유연하며, 구미(歐美)시장의 패션정보를 빠르게 입수해 패턴에 반영하고, 무역전문가가 많아 수출입에 강하다고 평한 뒤, 생산 스펙에 한계가 있고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 장기적인 거래 관계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이에 대한 보완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